진통 끝에 지난 2일 서진부 의원(민주, 서창ㆍ소주)이 제7대 양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나머지 의장단 선거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8명 모두가 불참하면서 협치보단 자리싸움에 따른 갈등이 도드라진 모습이었다. 임기 시작부터 여야 갈등을 보이는 양산시의회를 서진부 의장은 어떻게 이끌 계획인지 물었다.
■ 취임 소감과 각오를 듣고 싶다.
35만 시민 성원과 지지에 힘입어 이 자리에 있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새로운 의회가 출범한 만큼 당리당략을 떠나 타협과 양보, 협치를 이뤄 상생하는 의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집행부와의 관계도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최고의 생산성으로 시민에게 힘이 되고, 진정으로 시민을 대변하는 책임 있는 의회로 남도록 노력하겠다.
■ 전반기 의회를 이끌 의장으로서 혹시 ‘슬로건’이 있나?
기존 의회에서 ‘소통하는 열린 의정 역동적인 희망 의회’라는 슬로건을 사용해왔다. 시민에게 언제나 열려 있는 의회로서 희망을 주겠다는 의미로 우리 의회의 지향점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저는 실천을 위한 하나의 큰 원칙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첫째도 시민, 둘째도 시민, 셋째도 시민’이다. 시민의 엄중한 선택으로 이 자리에 선 만큼 시민의 목소리를 최우선 해야 한다. 더 낮은 자세로 다가가,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의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의회가 여당과 야당이 공교롭게 9:8로 균형을 이뤘다.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양산시민의 ‘민심’은 어떻게 판단하나?
우리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의 역사 속에서 진보정당에서 의장을 배출한 적은 없었다. 새로운 시대를 향해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의 요구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크게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때문에 많은 시민께서 보내주시는 기대와 성원 속에서 첫 단추를 끼워야 하는 입장에 서다 보니 너무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 의회가 문을 열자마자 의장단 선거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야야 의원들이 앞으로 어떻게 협치할지 궁금하다.
먼저 제7대 의회가 첫걸음부터 순탄치 않게 진행됨으로써, 35만 시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현재 상황은 제가 부덕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이는 의장으로서 안고 가야 할 숙제다. 먼저 고개 숙이고, 마음을 터놓고 지속적으로 대화를 타진함으로써 의회 정상화를 조속히 이루겠다. 제7대 시의회라는 한 배를 탄 만큼, 함께 힘차게 노를 저어 양산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의회 문을 열자마자 태풍 쁘라삐룬으로 지역 곳곳에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몇 년간 양산지역에는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다. 고민할 필요가 있을 듯한데.
며칠 전 태풍 쁘라삐룬은 한반도에 적잖은 타격을 주고 지나갔다. 우리 양산에도 곳곳에 피해가 발생했다.
분명히 힘주어 말씀드리지만, 어떠한 것도 시민의 안녕 위에 설 수 있는 것은 없다. 지진ㆍ태풍 등 재난ㆍ재해로부터 안전한 양산을 구축하는 데 전문가의 눈으로서 면밀하게 지켜보고 고민하겠다. 또한 유사시에는 법과 제도의 제약이라는 굴레는 차치하고, 시민 안녕을 최우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양산시민신문
■ 지난 6대 시의회에 대해 일각에서는 집행부 ‘거수기’ 노릇만 했다는 비판이 있다. 제7대 의회 역시 여당이 다수당이다. 또다시 거수기 노릇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 시민께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당이 다수당이라고 해서 의회가 집행부 거수기 역할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다.
같은 당에서 하는 것이면 무조건 찬성하던 시대는 지났다.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그게 의회다. 의회는 시민 복리 증진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시민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시민 목소리를 수렴해 ‘할 말은 하되,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의회’로 거듭날 것이다.
■ 초선 의원이 과반이 넘는다. 비교적 젊은 의원도 늘어났다. 경험 부족으로 의원들이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나오기도 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기에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더 넓고, 곧은 길’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 물론 그런 여정을 혼자 가기엔 쉽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각종 연수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외부 강사를 초빙해 전문적인 식견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초선 동료 의원들이 끝까지 열정으로 의정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변치 않는 성원을 당부드린다.
■ 의회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전문위원 정수 확대 또는 의원 정책보좌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의원 개인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역량을 발휘함에 있어서는 전문위원과 의회 직원들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
현재 대한민국 지방의회는 큰 문제점이 있다. 전문위원이나 의회 직원들 인사권을 집행부 수장인 시장(자치단체장)이 행사한다는 것이다. 집행부를 견제하는 의회 직원에 대해 집행부 수장이 인사권을 행사한다? 어불성설이다.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도, 독립성을 띠지 못하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의회에서 일하는 직원 전문성을 논하기 이전에, 독립성부터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집행부 눈치를 보지 않고, 역량껏 일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고 강한 의회로 거듭날 수 있다.
■ 시민 참여예산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양산의 1조원 예산에 시민 목소리가 담겨야 하고, 시민의 눈이 지켜보는 곳에 쓰여야 함은 너무나 마땅한 사실이다.
하지만 시민 목소리를 담는 방법에 있어서 결함이 존재하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35만 시민 한 명, 한 명 모두의 의견을 담는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적이다.
하지만 시간이나 비용 등의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 있다. 자칫 제 때에 사업이나 정책을 추진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 또한 담고자 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과연 그만한 식견이나 정책에 대한 이해를 갖췄는지도 가늠해봐야 할 것이다. 양산시 발전에 저해되는 ‘시민의 참여로 포장된 시정 간섭·시정 훼방’은 충분히 예상되는 부작용이다. 시민의 참여 예산의 도입과 실행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 끝으로 의원들과 의회사무국 직원, 그리고 시민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인터뷰 내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만 드린 것 같다. 못다 한 말은 현장에서 행동으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 마음 4년 동안 굳건히 지켜나가겠다. 동료 의원들과 의회사무국 직원들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 시민만 바라보는 의회, 소통하는 열린 의정을 실천하겠다.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과 성원을 바란다. 의회가 제 목소리를 내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