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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양산으로 발령받은 공공기관 혹은 공기업 직원들과 만날 기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가장 처음 묻는 말이 양산 인구가 몇 명이냐는 것이다. 인구수는 도시 규모와 발전 정도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35만명 가까이 됩니다”
양산의 인구수를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이 놀라워한다.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볼 때 양산은 지방 소도시에 불과한 시골(?)인 줄 알았는데, 제법 규모가 있는 도시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는 반응이다.
여담이지만 연예인과 매니저가 나오는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창원 출신 여자 매니저가 인구 100만명이 넘는 자신의 고향을 시골이라고 부르는 상황인데,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광역시를 제외한 모든 곳은 시골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양산은 아직 시골이라면 한참 시골일 수도 있겠다.
각설하고 이제 양산은 경남에서 창원시(105만5천382명)와 김해(53만2천689명)에 이어 도내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가 됐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주민등록상 양산시 인구는 34만6천23명으로 집계돼 34만5천931명인 진주시보다 92명 많았다. 지난 1961년 경남도가 인구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양산시가 진주시를 앞지른 것이다.
양산시 인구는 해마다 꾸준히 늘었다. 예외가 있다면 1995년이다. 1994년 20만3천814명이었던 인구가 1995년 16만1천953명으로 줄었는데, 이는 당시 양산군 소속이었던 기장지역(기장ㆍ장안ㆍ일광ㆍ정관ㆍ철마면)이 부산시로 편입돼 인구 집계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전국 시ㆍ군ㆍ구와 읍ㆍ면ㆍ동 10곳 가운데 4곳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로 소멸할 위험에 처했다는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은 여전히 끊임없이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 양산에서는 말 그대로 ‘딴 나라 이야기’다.
양산시 인구가 20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1994년 조성을 시작해 2016년 마무리한 양산신도시 개발 덕분이다. 중부동(양주동)을 시작으로 동면과 물금읍 범어ㆍ증산리로 이어지는 양산신도시 공사로 50여개 아파트 단지가 늘었고, 단독주택도 3천400여 가구가 늘었다.
세대수로는 5만1천400여 세대에 이르며, 거주하는 사람만 15만2천여명 늘었다. 2020년 입주 예정으로 현재 공사가 한창인 동면 사송신도시 사업과 동부양산(웅상지역) 아파트 단지 조성까지 마무리하면 앞으로 1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인구 50만을 바라보게 된다.
눈부신 성장 이면에는 그림자도 짙다. 예전 양산의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판이해진 양산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지만 양산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도시다.
“빈틈없이 빽빽한 고층 아파트 휘황찬란한 상가들이 있는 반면, 조금만 눈을 돌리면 낙후한 원도심이 있더라. 도심 한가운데 있었던 것 같았는데 자동차를 타고 10분만 달리면 갑자기 농촌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더라. 기차를 타고 물금역에 내렸는데, 원하는 곳으로 가는 버스 배차 간격이 30분이 넘더라. 분명 눈앞에 물금역 맞은편 아파트 숲은 발전한 도시의 모습이었는데, 교통체계는 농촌의 그것이더라”
양산을 바라보는 외지인의 시선이 현재 양산이 가진 문제점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급속한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반시설과 신도시와 원도심 그리고 농촌지역의 격차, 그리고 천성산을 경계로 한 동부와 서부의 상대적 박탈감, 인근 도시와 비교되는 공공서비스, 뒤죽박죽 섞인 도시계획….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은 정당 구분 없이 너도나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리고 시민의 선택을 받은 후보들이 도시 발전의 방향타(方向舵)를 잡고 있다. 50만 주중견자족도시를 꿈꾸는 양산시가 인구 규모에 걸맞은 모습을 어떻게 갖춰 나갈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한 번 더 알을 깰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