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홍성현 편집국장 |
ⓒ 양산시민신문 |
|
언제나 그렇듯 계절은 참 정확하다. 9월에 접어들자 며칠 사이 거짓말처럼 날씨가 달라졌다. 피부를 찌를 듯한 한낮의 햇볕도 어느덧 기세를 잃었고,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함이 감도는 바람이 분다. 유례없는 폭염과 관련한 소식을 앞다퉈 전하던 각종 매체에서도 올해 단풍 절정기를 예측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렇게 또 한 해가 저물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해가 다가온다.
양산시민신문의 세월도 그렇게 흘렀다. 20대 중반 패기 넘치던 청년 기자였던 필자는 어느새 40대를 바라보는 중견 기자가 됐고, 선배 기자들에게 취재해온 내용과 작성한 기사를 검수받던 풋내기에서 이제는 신문 발행을 총괄하는 편집국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 9월 11일, 누군가에는 그저 평범한 날에 불과하지만 양산시민신문에는 조금은 특별한 날이다. 창간 15주년을 알리는 740번째 신문을 발행한 날이기 때문이다. 양산시민신문은 2003년 ‘내일을 보는 정직한 눈’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건강한 풀뿌리 언론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닻을 올렸다. 2003년 7월 23일 창간준비호를 시작으로 첫 모습을 드러냈고, 그해 8월 창간호를 발행하면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례적으로 창간 과정이 EBS 교육방송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양산시민신문이 뭡니까?” 창간 초기 취재를 하러 갈 때면 의레 들었던 질문이다. 정작 취재에 관한 내용보다 양산시민신문을 설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던 시기였다. 그러던 것이 창간 2년 차인 신생 신문사로서는 드물게 2004년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해 유권자 토론회와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잇달아 주최하면서 양산시민에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지역신문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5년은 양산시민신문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해로 기록됐다. 건전한 지역신문 육성과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에 선정되면서 지역신문으로서 건전성과 투명성 그리고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 선정은 양산시민신문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정부 지원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취재가 가능해지면서 지역 의제를 선도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다양한 기획기사를 보도하게 됐고, 이를 통해 양산의 미래와 발전 방향을 지역민과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또한 어린이심포니에타 창단, 영ㆍ호남탁구대회 개최, 어린이중창단 러브엔젤스 창단, 가족ㆍ또래ㆍ학교신문 만들기 대회 등을 주최하는 한편, 각종 문화공연은 물론 지역 이슈와 관련한 토론회나 세미나 등을 주최ㆍ주관하고, 양산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한 다양한 책을 출간하면서 양산을 대표하는 지역신문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에는 중앙일보와 인쇄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신문 최초로 베를리너 판형(Berliner format)을 도입했으며, 2011년부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외형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양산시민신문은 그동안 시민 관심과 여러 구성원 노력에 힘입어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왔다. 양산시라는 기초자치단체를 기반으로 여론형성과 소통 창구역할을 했고, 양산시ㆍ양산시의회 등과 서로 견제하고 협력하면서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사회ㆍ경제ㆍ문화 등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된 사회구조 속에서 미약하지만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역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데도 목소리를 내왔다.
편집국장으로서 맞이하는 창간 15주년은 취재기자로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양산시민신문이 걸어온 그동안의 발자취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다. 지역신문으로서 존재는 물론 기사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찬사를, 누군가에게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찬사에는 머리 숙여 감사를, 비판에는 겸허히 귀를 기울일 것이다.
사실 지역신문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광고는 물론 신문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대부분 사업이 중앙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 지역신문은 생존, 그 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그럼에도 양산시민신문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 걸어 나갈 것이다. ‘내일을 보는 정직한 눈’이라는 구호에 걸맞게 의미 있는 지역신문이 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