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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만남’도 ‘광장’도 없는 27억원짜리 ‘만남의 광장’..
정치

‘만남’도 ‘광장’도 없는 27억원짜리 ‘만남의 광장’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8/09/18 09:23 수정 2018.09.18 09:23
동면 만남의 광장 조성사업
주차장 22면과 화장실이 전부
사업 취지 못 살린다 ‘뭇매’
“사업 목적 맞게 재공사 해야”

양산시가 교통체증으로 인한 운전자 피로 해소와 시민 휴식 공간 조성, 도시 경관 개선 등을 이유로 만든 ‘만남의 광장’이 양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임정섭 의원(민주, 물금ㆍ원동)은 “만남의 광장은 만남의 광장으로 써야 하는 데 지금은 그냥 공원이 되고 있다”며 “광장 안에 시설이라곤 화장실 하나와 주차장 22면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임 의원은 “주차장이나 시설을 보면 그냥 공원일 뿐 누가 봐도 만남의 광장이라 생각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차량 진ㆍ출입도 어렵다”며 “이 정도면 사실상 설계부터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이 지적한 만남의 광장은 양산시가 다방동 572-1번지(노포사송로 878) 일대에 27억500만원을 들여 조성한 광장이다. 앞서 언급했듯 운전자 피로 해소와 시민 휴식 공간 제공 등을 목적으로 조성했지만 사업 당시부터 투입하는 예산 대비 사업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본지 678호, 2017년 6월 5일자>
















↑↑ 양산시가 27억 500만원을 들여 조성한 다방동 만남의 광장.
ⓒ 양산시민신문


우선 사업부지 위치부터 문제였다. 당시 양산시는 노포사송로 이용 차량뿐만 아니라 국도 35호와 남양산나들목(IC) 인근 교통체증에 따른 피로 회복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만남의 광장 위치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대상 부지가 노포사송로 다방지하차도 진입 구간 앞이기 때문이다. 국도35호선 이용 차량이 만남의 광장을 이용하려면 좌회전 또는 우회전으로 다방교 앞 사거리까지 와 다시 유턴해야 한다. 노포사송로 이용 차량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물금에서 부산으로 가는 경우 만남의 광장을 이용하려면 마찬가지로 다방교 앞 사거리에서 유턴해야 한다.



부산에서 양산 방면으로 오는 차량 역시 지하차도를 지나는 경우 만남의 광장을 이용할 수 없다. 결국 노포사송로 이용 차량 가운데 부산에서 와서 중부동 방면으로 우회전하는 차량만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위치다.
















↑↑ 임정섭 의원
ⓒ 양산시민신문


차량 쉼터가 도심 가운데 필요한가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양산지역은 도심지가 넓지 않아 자동차로 보통 20분이면 충분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부산에서 운전해 온 경우라도 목적지가 원동면이나 하북면이 아닌 이상 금방 도착할 수 있는 만큼 만남의 광장에서 휴식을 취할 운전자는 많지 않다는 뜻이다.


주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목적 역시 주거지와 떨어져 보행자가 거의 없는 대로변에 위치한 만큼 설득력이 없었다. 실제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한 14일에도 만남의 광장에는 차량 6~7대만 있었을 뿐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사업 당시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화한 것이다.


이에 임 의원은 “애초에는 만남의 광장에서 사람들이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에 만남의 광장에서 카풀도 하고, 주차도 하고 외부로 갈 수 있도록 만들라고 했는데 지금은 목적대로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당초 목적대로 시설을 변경하라”고 주문했다.


이러한 지적이 이어지자 박형곤 도로시설과장도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최근 준공한 시설인 만큼 시공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과장은 “한 달 전에 준공했는데 벌써 뜯어내는 것은 조금 재검토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어쨌거나 활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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