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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금 황산공원 전경. |
ⓒ 양산시민신문 |
양산지역에는 낙동강 인근에 황산공원과 가산공원과 같은 대형 공원이 4곳 있다. 187만3천㎡ 규모로 지역 최대 수변공원인 물금 황산공원 경우 양산시는 공감(락, 樂)ㆍ치유(휴, 休)ㆍ발견(생, 生)ㆍ활력(수, 水)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공감의 공간’은 도심 속 생활을 탈피해 삶의 여유와 문화ㆍ레저를 함께하는 공간으로 황산공원 주요 콘텐츠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며 함께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치유의 공간’은 편안한 휴식과의 장으로 눈으로 보고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구성으로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발견의 공간’은 체험과 재생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낙동강을 이용한 수변공원의 역할로 공원 내방객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활력의 공간’은 다양한 수상 레포츠 장으로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수상시설을 조성하고 계류장으로 낙동강 유람선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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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산공원 선착장 경우 생태탐방선 이용 저조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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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거창한 개발 계획과 달리 황산공원은 국민여가캠핑장(야영장)과 일부 운동경기장을 제외하면 시민 이용 시설이 없다. 187만㎡가 넘는 광활한 공원 대부분을 ‘생태’란 이름으로 수목 또는 화초류 심기에 바쁘다. 물론 시원한 나무 그늘과 형형색색의 꽃들은 이용객에게 훌륭한 ‘힐링’ 공간이 된다. 문제는 황산공원 경우 이런 생태 공간마저 이곳저곳 산재해 있어 이용객들이 생태 공원임을 피부로 느끼기 힘들다.
많은 예산을 들여 시설을 조성했으면서도 수개월째 활용하지 않는 시설도 있다. 바로 미니열차다. 양산시는 올해 5월 15억2천만원을 들여 길이 800m 규모 미니열차 사업을 완료했지만 시험운행 이후 지금까지 운행하지 않고 있다.
황산공원 외 가산ㆍ서룡ㆍ가야진사공원 모두
공원 방문객 즐길 거리 ‘꽃’ 이외 사실상 전무
61만㎡ 규모 동면 가산리 가산공원 역시 비슷하다. 양산시는 “파크레포츠 공간으로 낙동강 이용 수변공원과 그라운드 골프장으로 방문객 모두가 함께할 수 있도록 하고, 익사이팅 공간으로 다양한 레포츠를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수상 관련 시설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농구장과 배드민턴, 테니스장 등 체육활동 공간만 있을 뿐이다. 이마저 이용객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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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족구장 역시 일부 대회 때를 제외하면 이용자가 없는 현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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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면 용당리 일대 91만6천㎡ 가야진사공원은 ‘자연 애(愛) 공간’이라 이름 붙여 생태계 관찰과 시민에게 건강한 생태 공간을 제공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고 밝혔지만 가야진용신제 관련 건물이 유일한 시설이다. 이용자 편의 시설도 화장실과 푸드트럭이 전부다.
“도심 속 생활을 탈피해 편안한 휴식과 힐링의 장으로 몸과 마음을 자연에서 치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원동 서룡리 일대 23만4천800㎡ 규모 서룡공원 또한 푸드트럭과 정자, 화장실 이외 아무런 시설이 없다.
양산시는 지난 2014년 ‘낙동강 황산문화체육공원 등 활성화 기본계획 및 선착장 실시설계용역’을 통해 낙동강 수변공원 일대 선착장은 물론 수영장과 수상레저 계류장, 열기구 체험장, 번지점프, 자전거 공원 등을 계획했다. 4년이 지난 현재 야영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생태환경 정비 사업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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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산공원 미니열차는 지난 5월 한 차례 시험운행 이후 반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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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부산시와 함께 사업을 하는 낙동강 생태탐방선 사업마저 이용객이 없어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다. 수영장은 여름철 어린이용 물놀이장으로 임시 시설에 그친다. 수상 레포츠 계류장은 애초 계획과 달리 담당 부서의 사업 추진 의지가 안 보이는 상황이다. 번지 점프와 열기구 체험장, 집라인(zipline) 등 기대했던 다양한 체험 시설들은 계획에서 아예 빠져 버렸다. 이처럼 원대했던 초기 계획과 달리 야영장과 생태ㆍ환경 사업 이외 대부분이 사실상 백지화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에 대해 ‘뚜렷하지 못한 방향성’과 ‘구체적이지 못한 계획’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 2013년 본지는 창간기획으로 수변공원 개발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때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시민 참여형 공간 조성과 함께 체계적이며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주문했다. <본지 504호, 2013년 11월 26일 자>
본지가 당시 보도를 통해 “수변공원 경우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체험형으로 진화가 필요한 만큼 전문가들도 ‘양산시가 이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때’라고 지적한다”고 말한 이유는 양산시 계획 대부분이 운동 시설이나 산책로 조성 등 1차원적인 공간 활용에 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희망 건강도시 양산’ 선포식 당시 김현준 경남대 사범대학 교수는 황산공원과 양산천 주변 지역에 스포츠파크, 수상스포츠 센터, 카누 경기장 등을 건설해 다양한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제안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몸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합천 스포츠파크의 경우 축구장 등은 물론 강을 이용한 카누 제작과 교육 활성, 조정경기장과 경비행장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양산에서도 수상스포츠 중심 스포츠파크 조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양산시가 개발 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자 정치권에서 개발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효진 양산시의원(자유한국, 물금ㆍ원동)은 반려동물 놀이터를 주장했고, 차예경 전 시의원은 ‘드론 공원’ 조성을 건의하기도 했다.
시민이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 갖추고 있는 ‘한강’ 벤치마킹 필요
김 의원은 지난달 21일 끝난 제158회 양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최근 반려동물 놀이터가 사람과 동물 모두 함께 쉴 수 있는 대형공원을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는 점을 볼 때, 황산공원이라는 훌륭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우리시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의 최적지”라며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하면 부산과 김해, 양산시 400만명이 넘는 사람 관심과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문가와 정치권에서 지속해서 수변공원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양산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낙동강이 국가하천이고, 이 때문에 주변 지역 개발에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양산시 건설과는 “국가하천이다 보니 국토관리청 허가가 어려워 사업 추진이 힘든 경우가 많다”며 “특히 개발제한구역도 많아 현실적으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국토관리청 설득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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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산어린이교통공원 역시 부적절한 위치와 시설 부족 등으로 이용자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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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개발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수상 레포츠 시설 경우 양산시 설명과 다르게 부산국토관리청에서도 친수(親水) 목적으로 하천을 이용하는 건 적극 권장하는 입장이다. 특히 하천법상 수상 레포츠 시설 허가는 해당 지자체 권한이지 자신들이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말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강변에 어떤 고정식 구조물을 설치할 경우 국토부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 위한) 계류장과 같이 부유식 임시 시설은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허가할 수 있다”며 “보전ㆍ복원 지구만 아니라면 하천을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오히려 우리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 국가하천인 한강 경우 수변공원에 다양한 레저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운동 시설과 수상 레포츠는 물론이고 공연장과 수영장, 야영장, 전시장까지 있다.
결국 양산시가 수변공원 개발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정확한 방향성을 잡아 구체적인 계획으로 접근하느냐가 관건이다. 34만 시민 요구를 정확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구체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국토교통부를 설득해야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