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가 최근 공사 현장 관계자들을 직접 불러 주민 불편을 발생시키는 건축 현장에 대해 강도 높은 행정조처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사 현장 인근 보행로에 공사 자재를 쌓아두는 등 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산시는 최근 “부산도시철도 2호선 증산역 인근 상업지역에 대형 쇼핑센터와 오피스텔 건축 공사를 진행하면서 도로변 자재 적치, 건설 중장비 도로변 작업 등 보행 불편과 차량통행 방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관련 현장 책임자를 모아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위법사항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도록 경고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만약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가 반복할 경우 강력한 행정조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양산시는 증산역 인근은 시민 통행이 잦고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만큼 주민 불편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통행 불편과 소음대책 마련은 물론 특히 새벽이나 저녁 시간대 공사는 최대한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지난 5일 경우 25호 태풍 ‘콩레이’가 북상해 양산지역이 간접영향권에 들어간 날이다. 기상청은 5일 당시 콩레이에 대해 최대풍속 32m/s에 강우량도 최대 500mm 이상으로 예보했다.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공사장에서도 자재 적재에 특히 더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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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하지만 양산시의 당부 혹은 경고와 태풍 북상에도 불구하고 공사 현장은 변화가 없었다. 취재진이 지난 4일과 5일 이틀 동안 물금신도시 일대 공사 현장을 둘러본 결과 여전히 보행자 불편은 물론 안전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여전했다. 공사용 철근과 폼(거푸집), 각목, 합판, 팔레트(pallet) 등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모래(흙)는 태풍이 오는 가운데도 최소한의 덮개도 없었다. 외벽용 유리도 콘크리트 벽면에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건널목 위 보도블록이 그대로 놓여 있어 보행자가 자재를 피해서 걸어야 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강미정(44) 씨는 “인도에 이렇게 공사 장비가 쌓여 있는 건 오래됐다”며 “맑은 날은 그나마 괜찮은데 비 오는 날엔 (공사 자재를) 피해 다녀야 해서 많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증산역 인근 상가에서 관리 일을 하는 홍기홍(64) 씨는 “솔직히 태풍이 오는데 자재를 저렇게 덮개도 없이 놔두면 위험할 것 같다”며 “바람에 자재가 날려서 행인이 다치거나 다른 상가에 피해를 미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사현장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씻기지 않는 상황이라면 양산시는 스스로 경고한 것 처럼 실제 강도 높은 행정조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