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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현 편집국장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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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직접 경험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굳이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더라도 누구나 체험으로 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본다는 것은 우리 생활방식과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것이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런 경험은 할 수만 있다면 천만금을 주고서라도 해야 한다.
양산시의회가 공무국외연수를 떠났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다. 시의회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계획서에서 의원들의 다양한 해외견문을 넓혀 의정역량을 강화하고 보다 나은 의정활동을 펼쳐 양산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여행 목적을 밝혔다.
양산시의회는 19일부터 25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2개국을 방문한다.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쿠알라룸푸르 랜드마크인 ‘패트로나스 트윈타워’를 견학하고, 말레이시아 건축양식과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여행자센터’를 시찰한다. 또한 말레이시아 변천과 도시계획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시티갤러리’를 둘러보고, ‘독립광장 메르데카’와 ‘국립이슬람사원’도 방문한다.
싱가포르에서는 국토 개발ㆍ보존계획과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을 방문하고, 복합문화공간 ‘에스플러네이드’를 시찰하면서 양산복합문화타운에 접목할 사례를 찾는다. 또한 공원 활성화 벤치마킹을 위해 ‘보타닉 국립식물원’과 ‘주롱새공원’, ‘센토사섬’, ‘가든스바이더베이’를 둘러보고, ‘뉴워터-상수도 수질관리사무소’를 찾아 식수 고갈과 오ㆍ폐수 정화를 위한 수자원 확보 정책을 배운다. 이밖에 양산치매안심지원센터에 참고할 사례를 찾기 위해 노인복지시설 ‘보티엔’도 방문한다.
이번 연수에는 양산시의원 17명 가운데 11명이 참여한다. 1인당 여행경비는 220~250만원 수준이다.
기초의회를 비롯해 광역의회와 국회까지 국외연수에는 언제나 ‘외유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혈세로 가는 여행’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따가운 눈총도 뒤따른다. 양산시의회의 이번 국외연수 일정 역시 절반은 일반인이 관광 목적으로 즐겨 찾는 곳이다. 더구나 방문 기관 가운데 일부는 일반인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홍보ㆍ전시관 성격이어서 외유성 논란은 이번에도 떨치기 어려워 보인다.
시의회 국외연수를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관광지가 많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외유성이라고 단정하는 데도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 국외연수가 의정활동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계량화하기는 쉽지 않다. 결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의정활동과의 인과관계도 규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외연수 결과를 놓고 보면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동행한 공무원이 대신 작성한 알맹이 없는 보고서 외에는 남은 것이 없는 이유에서다.
‘백견불여일행(百見不如一行)’이라고 했다.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행동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국외연수 때마다 반복하는 외유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원 개개인이 스스로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양산시의회가 국외연수 결과를 행동으로 보여주며, ‘외유성’, ‘혈세로 가는 여행’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스스로 떼 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