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는 최근 아름다운 매화와 원동역, 그리고 낙동강까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자랑하는 원동 순매원 일대에 매화산책로 연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동역에서부터 순매원까지 이어진 기존 산책로를 213m 연장하고, 전망대(사진찍기 좋은 장소)도 일부 확장하는 내용이다. 전체 예산은 6억8천만원이며, 지난 6월 시작해 이달 준공 예정이다.
문제는 산책로와 전망대를 확장하는 과정에 100년 가까이 된 매화나무 몇 그루가 베어졌다는 점이다. 공사를 위해 모두 35그루를 이식해야 하는데, 일부는 주인 동의를 얻어 뽑거나 베어냈다. 이렇게 베어낸 나무 가운데 몇 그루가 100년 가까이 자란 매화나무라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주민 설명에 양산시 문화관광과는 “우리는 그렇게 유서 깊은 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좋은 나무를 일부러 베어낼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 양산시가 원동면 순매원 전망대 확장 공사를 진행하며 100년 된 매화나무를 베어내 논란이 일고 있다. |
ⓒ 양산시민신문 |
나무 주인으로 알려진 A 씨 역시 “예전에 지인이 그 땅을 팔면서 나무는 내게 선물해준 것”이라며 “아내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지만 특별히 관리하거나 관심을 가질만한 나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사실 나무가 많이 늙었고, 넝쿨이 나무를 옥죄어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그러다 이번에 공사를 하면서 이식한다기에 굳이 번거롭게 이식할 것 없이 베어내는 게 낫겠다 싶어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설명에도 주민들은 100년 역사의 매화나무가 사라졌단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한 원동 주민은 “아직은 그래도 꽃도 열심히 피웠고 전망대 위로 솟아올라 관광객들이 사진도 많이 찍고 그랬는데…”라며 “데크(전망대)를 넓히지 않고 그냥 놔뒀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말태 전 양산시의원은 행정에서 이번 일을 안일하게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그 매화나무는 일제 강점기부터 있었던, 사실상 원동 매화를 대표하는 나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에 따르면 해당 매화나무는 원동지역에서 가장 일찍 꽃을 피웠고, 그 매화나무 개화 시기를 기준으로 다른 지역 개화일을 추측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박 전 의원은 “비록 나무 주인의 동의를 얻었다고 해도 그렇게 유서 깊은 나무는 행정에서 잘 보존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과거에 전망대 공사를 할 때도 그 나무는 건드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행정에서 안일하게 처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