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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비보잉? 못 할 이유 있나요? 같이 놀며 즐겨보자고요”..
사회

“비보잉? 못 할 이유 있나요? 같이 놀며 즐겨보자고요”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8/11/20 09:25 수정 2018.11.20 09:25
■ 김승권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장
건축 디자이너 출신 경륜으로
홍대ㆍ김광석 거리 등 누비며
벤치마킹 통해 ‘콘텐츠’ 개발
“모두 함께 즐기는 공간 만들 것”














↑↑ 지난 3일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 발대식과 함께 제1회 버스킹 경연대회가 열렸다.
ⓒ 양산시민신문
“젊은이는 늘어나는데 정작 그들이 놀 공간은 없나 봐요. 계속 부산으로 나가더라고요. 그게 싫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죠. 우리가 그런 공간을 만들어 보자고요”


양주동 ‘젊음의 거리’의 시작은 지난 2014년이다. 양산시는 신도시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만큼 그들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개발해 주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젊음의 거리’ 사업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6년에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고, 지난 3일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 발대식까지 이어졌다.


계획 수립 4년 만에 운영위까지 만들어졌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거리는 부실 공사로 재시공까지 진행하며 주변 상인들에게 피해를 안겼다. 이 과정에서 상인들이 건물주와 시비를 가리는 일까지 생겼다. 준공 이후에는 시설 미비와 운영 미숙에 대한 문제가 이어졌다. 콘텐츠 부재도 문제였다. 자칫 사업 목적은 유명무실해지고 갈등만 남을 위기였다.

















↑↑ 김승권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장.
ⓒ 양산시민신문



그때였다. 젊음의 거리 근처에서 건축디자인 사무실을 운영 중인 김승권 대표(젊음의 거리 운영위원장, 사진)가 상인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물금신도시 개발로 상권이 힘을 잃어가던 차에 젊음의 거리를 조성한다는 사실을 누구 보다 반겼지만 이름뿐인 ‘젊음의 거리’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서울 홍대 인근에서 일한 적 있는 김 위원장은 젊음의 거리 건물주와 점포주, 상인들을 만났다. 홍대처럼 활력 넘치는 거리를 만들어보자고 설득했다. 지난 6월 첫 모임 당시 15명이던 사람들이 10여 차례 만남 후엔 40명으로 늘었다. 결국 지난 3일 운영위 발대식에선 회비를 내는 회원만 100명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상인들 스스로 거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젊음의 거리가 생겼다는 소식에 젊은 상인들은 몰려왔는데 정작 소비하는 사람들은 밖으로 빠져나가잖아요. 그들을 붙잡으려면 우리가 먼저 젊어져야 합니다”


1회 버스킹(거리공연) 대회 때 상인들은 자발적으로 경품을 협찬했다. 대단한 상품은 아니지만 각자 가게 식사권과 상품권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없는 살림에도 대회를 잘 치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지난번 버스킹 대회 때 확인했어요. 양산의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가졌는지, 양산에서도 엄청난 스타가 나오지 말란 법 없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문화 공연이라는 콘텐츠로 충분히 양산과 이 거리를 알릴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끼와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하도록 공간과 기회만 제공하면 됩니다. 거기까지가 우리의 역할인 거죠”

















↑↑ 지난 3일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 발대식과 함께 제1회 버스킹 경연대회가 열렸다.
ⓒ 양산시민신문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젊음의 거리는 공연이 핵심인데, 정작 공연을 위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무대는커녕 음향기기 사용에 필요한 전기 시설도 없다. 버스킹 대회도 주변 상점에서 전기를 끌어다 썼다. 젊음의 거리 간판도 없다. 누가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무슨 거리인지 알 길이 없다. 어두운 가로등 조명은 거리 활력을 자꾸만 떨어뜨린다.


“운영위만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잖아요. 지금껏 그래왔듯 양산시 지원도 계속돼야 합니다. 다만 일방적 지원은 안 됩니다. 행정에서 지원하면 우리 상인들은 그 이상을 스스로 부담해야 합니다. 그런 의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아쉬운 대로 공간은 마련됐다. 부족한 ‘하드웨어’는 천천히 갖춰지리라 믿는다. 남은 건 ‘알맹이’다. 김 위원장과 운영위원들이 홍대 거리에 김광석 거리까지 발길을 옮겨 다니고 있는 이유다.


“청년을 위한 공간으로만 그쳐선 안 돼요. 젊은이들에겐 끼와 재능을 펼치고 그들의 문화를 공유하는 곳이지만, 중ㆍ장년에겐 젊은 시절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곳입니다. ‘젊음’, ‘청춘’이란 단어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요. 그래서 제가 먼저 젊은이들과 같이 웃고 떠들고 즐겨볼 작정입니다. 같이 비보잉 한 번 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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