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권 양산시장이 임기 동안 실천할 공약을 발표했다. 활기찬 경제와 행복한 교육, 따뜻한 복지, 쾌적한 도시, 통하는 행정까지 5대 목표를 설정해 모두 4천9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본지는 앞으로 여섯 차례에 걸친 기획 기사로 김 시장이 약속한 ‘5대 목표별 공약’ 내용을 독자들에게 더 자세히 전달하고 공약이 가진 한계와 실천 가능성을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핵심은 먹고 사는 문제… ‘활기찬 경제’
② 아이와 함께 행복… ‘행복한 교육’
③ 이웃과 나누는 따뜻함… ‘따뜻한 복지’
④ 삶이 즐거운 도시… ‘쾌적한 도시’
⑤ 시민이 주인인 양산… ‘통하는 행정’
⑥ 민선 7기가 그리는 양산… 공약 총정리
김일권 양산시장의 두 번째 공약은 ‘행복한 교육’이다. ‘희망을 키우는 행복교육도시’ 아래 5가지 세부 계획, ‘끌림과 매력의 문화체육도시’ 아래 8가지 사업을 약속했다.
먼저 희망을 키우는 행복교육도시를 위해 지역 교육예산을 증액할 계획이다. 현재 양산시는 지방세 가운데 3% 이상을 교육예산에 사용하도록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는 5% 이상을 교육예산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게 양산시 설명이다. 올해 교육 분야 예산은 약 156억원이다.
김일권 시장은 이를 3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김 시장은 “교육예산 증액으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살고 싶은 행복도시를 실현이라는 목표와 학부모와 학생 교육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예산을 늘리기 시작해 오는 2022년에는 300억원에 이르게 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 212억원, 2020년 226억원, 2021년 262억원 등 단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오는 2021년부터 사립유치원 급식비도 50% 지원한다. 지역 내 공립과 사립 구분 없이 급식비의 절반을 지원할 계획인데, 첫해 18억원에 이어 2022년에는 20억원을 예정하고 있다.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 조례를 지원 근거로 한다. 양산시는 유치원 급식비 지원으로 학부모 경제 부담을 덜고 아이들에게 양질의 식자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는 최근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정부 지원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회계 비리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를 감시ㆍ감독하거나 개선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치원 급식비 지원은 자칫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유치원 급식비 지원을 위해서는 지원한 예산이 목적에 맞게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ㆍ감독할 수 있는 제도부터 갖춰야 한다.
학생 수 감소로 늘어난 빈 교실을 활용한 교육사업도 진행한다. 양산시는 내년부터 특활학교 1곳과 창의놀이교실 5곳을 시범운영 대상으로 지정해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활학교에서는 무인비행장치(드론)와 3D프린팅, 가상현실(VR) 교육을 진행한다. 특활학교는 오는 2022년까지 모두 4곳을 지정할 계획이다. ↑↑ 김일권 양산시장은 오는 2021년부터 사립유치원에도 급식비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 양산시민신문
빈 교실 활용 특활ㆍ창의놀이교실 확대
복합문화학습관은 역할 중복 우려도
창의놀이교실은 원도심 지역 학교 5곳을 시작으로 해마다 확대해 오는 2022년에는 20곳으로 늘린다. 학생들이 창의적인 놀이를 통해 두뇌개발과 정서함양, 사회성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원도심 학교 공동화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활학교와 창의놀이교실은 결국 교육 내용에 따라 사업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도심 특성상 외부 유입 없이는 사업 수요를 확보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활학교와 창의놀이교실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수업들이 다른 지역 학부모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실제 아이들을 맡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224억원을 투입하는 교육문화단지 조성은 동면 금산리에 조성하는 ‘양산복합문화학습관 건립’을 의미한다. 양산시는 “신도시 인구 급증에 따른 문화시설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시민 평생학습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사업 목적을 설명했다. 오는 2020년 착공해 2021년 완공할 예정이다. 양산시는 복합문화학습관을 완공하면 연차적으로 교육미디어센터와 미술관, 청소년 체험관 등 교육시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복합문화학습관 경우 계획 단계에서부터 기능과 역할의 중복 우려가 제기됐다는 점이다. 양산문화예술회관 대ㆍ소공연장과 시립박물관, 양산문화원 등 기존에 문화ㆍ공연 시설이 있는 데다 최근에는 복합문화타운까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산시는 다른 공연시설과 차별화를 위해 ‘학습’이라는 교육 요소를 가미했지만, 실제 운영에서 얼마나 많은 ‘교육 활동’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이 밖에도 ▶삼성초ㆍ동산초 인근 통학로 확보 ▶통학로 교통안전 시설물 설치 ▶학교 어린이 승ㆍ하차 구역 신설 등으로 학교 인근 교통사고 예방과 안전한 통학로 확보에도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끌림과 매력의 문화체육도시’ 조성
관광객 유혹할 ‘킬러 콘텐츠’ 나올까?
예산 66억원을 예정하고 있는 ‘북부권 역사문화체험 관광 육성’ 공약은 아직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내년에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인데 주로 통도사와 내원사, 삼장수 마을, 홍룡사, 박제상 유적지 등 상ㆍ하북을 중심으로 역사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양산시는 이러한 역사 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 세부 계획이 없는 상태라 성공 여부를 짐작할 수는 없다. 다만 양산시는 기존 관광자원을 단순히 손보는 정도라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상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통도사라는 좋은 자원이 있지만 인근 경주와 비교해보면 관광자원은 열악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산 지역의 기존 자원에 어떤 이야기를 입히고 가치를 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실제 관광객 발걸음을 유인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주동 젊음의 거리 활성화를 위한 투자도 1억7천만원을 예정하고 있다. 실제 공연 지원을 통한 시민 주도 문화 활성화를 위해 최근에는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도 만들었다.
원동면 화제리 일대에 조성하는 농업생태공원도 지역 최초라 관심이 집중된다. 약 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생태연못과 치유농업체험장, 장미원, 작은 목장, 야영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양산시는 농촌 관광자원 개발과 도시민 유입으로 지역주민 소득향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복지문화센터 건립도 관심 대상이다. 동면 석산리 389번지에 54억원을 들여 건물을 짓고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교육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에 부지 매입, 2020년 기본계획과 실시설계를 진행해 2021년부터 정상운영한다.
양산시티투어ㆍ등산로 조성 등
효과 기대하기 힘든 사업도 다수
문화체육도시 육성 공약 가운데는 특히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사업들도 많다. 먼저 ‘구도심권 여행주간 양산시티투어 운영’ 경우 과연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강서동과 삼성동, 중앙동 지역에 역사관광 체험 시티버스를 운영하는 내용인데, 과연 이들 지역에 버스를 타고 둘러볼만한 관광 또는 역사 자원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 지적이다. 많은 예산(4천만원)이 투입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사실상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구도심권 자연과 어우러진 등산ㆍ산책로 조성 관리’ 역시 관광 상품화는 어렵다. 양산시는 양산시 이미지 증진이라는 거창한 기대효과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업은 사실 등산로 정비와 풀베기 작업에 4억원을 투입하는 게 전부다. 과연 이러한 사업이 자치단체장 대표 공약에 포함될만한 것인가에 대한 원초적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KTX역과 연계한 통도사 관광 홍보, 상북면 석계리 일대 체육시설 조성 등도 민선 7기를 대표할만한 사업으로 손꼽기엔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