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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렌즈에 담은 어머니의 모습… 이둘점 사진전 ‘정소지’..
문화

렌즈에 담은 어머니의 모습… 이둘점 사진전 ‘정소지’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8/12/11 09:40 수정 2018.12.11 09:40
청조갤러리 12월 기획전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달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기획ㆍ전시하면서 지역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청조갤러리(관장 강미옥)가 12월 한 달간 이둘점 사진전 ‘정소지’를 선보인다.

사진전 제목인 ‘정소지’는 1년 전 요양병원에 입원한 이둘점 작가의 어머니 이름으로, 올해 나이 아흔이다. 작가는 몇 해 전부터 어머니를 만날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어머니와의 시간이 길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그 모습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다.

ⓒ 양산시민신문


작가는 “처음에는 늙어 쪼그라진 모습을 찍는다고 싫어했지만 어느 날부터인지 카메라를 들어도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집에서 일상의 모습을 찍게 됐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아들을 바라는 엄마에게 셋째 딸로 태어났고, 유년시절을 기억해 봐도 아버지와의 추억만 떠오르고 엄마와의 추억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엄마를 따르거나 좋아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고 엄마 앞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엄마의 사소한 습관들과 몸짓, 말투, 화제의 대상 등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나에게는 큰 변화였다”고 말한다.

작가는 “엄마는 잘 웃고, 때로는 아이 같고, 꽃을 좋아하고, 뱀을 무서워하고, 이야기를 즐겨하고 부지런하며 자존심 강한 분”이라며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육남매의 가장으로 살아오신 지난한 삶에서 엄마 본연의 모습은 묻혀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말한다. “마주 앉아 나를 바라봐 주시고, 웃어 달라 하면 웃어 주시니 가끔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그녀의 삶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엄마의 이름으로 말이다”

작가의 시선이 닿는 어머니의 존재가 어떤 감정으로 다가올지 사진전 ‘정소지’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청조갤러리는 양산시 교동2길 13(양산여고 입구)에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문의 강미옥 관장(010-5531-9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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