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한쪽 날개로는 날 수 없다..
오피니언

한쪽 날개로는 날 수 없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8/12/18 09:03 수정 2018.12.18 09:03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본사가 있는 곳은 북부동이다. 양산의 대표적인 원도심 가운데 한 곳이다. 직원들과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거리를 둘러보니 곳곳이 빈 점포다. 연말에 느껴지는 쓸쓸함 탓일까? 무심코 지나칠 때는 몰랐는데, 거리가 유독 쓸쓸하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본사가 입주해 있는 건물 1층도 꽤 오랫동안 비어있다. 맞은편에 있는 5층 건물은 통째로 비었다. 벌써 수년째인 것 같다. 불과 몇 달 전과 비교해도 그새 문을 닫은 점포가 꽤 늘었다. 

이웃한 동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과거 양산 상권 1번지였던 삼일로 역시 침체일로다. 옛 시외버스터미널과 경남은행 사거리로 이어지는 삼일로는 양산의 중심지였다. 인구 10만명이 채 안 되던 양산군 시설에도 삼일로는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었다. 남부시장에 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그나마 조금 붐비는 정도다. 한때 유료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공짜로 주차할 수 있었던 덕(?)에 늘 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남부시장 하나로마트 주차장에서도 이제 손쉽게 자리를 찾을 수 있다.

필자가 양산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던 2000년대 중반 삼일로의 위상은 ‘양산의 모든 길은 삼일로로 통한다’라고 할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밤이면 옛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으로 포장마차가 줄지어 들어섰고, 환하게 불을 밝힌 거리에는 늦은 시각까지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해마다 공시지가를 발표할 때면 옛 터미널 옆에 있는 OO약국은 늘 양산지역 최고가였다.

그랬던 것이 신도시로 상권이 옮겨 가면서 쇠락하기 시작했고, 시외버스터미널 이전은 결정타가 됐다. 원도심에 있던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이 가장 먼저 떠났고, 유동인구가 줄면서 점포들이 하나둘 문을 닫았다. 곳곳에 세입자를 찾는 ‘임대’ 안내문이 나붙었다.

원도심 인구도 계속 줄고 있다. 양산이 인구 35만에 이르는 중견도시이자 경남도내에서 창원과 김해에 이어 3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성장했지만 대표 원도심인 중앙동과 삼성동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다. 양산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11월 기준 중앙동 인구는 1만752명이다. 하지만 10년 전인 2008년 11월에는 무려 5만470명이었다. 그동안 4만여명이 중앙동을 떠났다. 감소 폭이 작기는 하지만 삼성동 역시 2018년 11월 기준 2만2천548명인 반면 10년 전에는 2만4천86명이었다.

과거 ‘양산’이라고 하면 옛 터미널 주변 이미지가 떠올랐지만, 지금은 신도시가 먼저 떠오르듯 원도심 쇠락은 도시 성장 과정에서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동안 양산시는 원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해 남부시장 아케이드 사업과 간판 정비, 전선 지중화 등 수백억원을 쏟아부었지만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한계만 확인했다. 하지만 양산시가 목표로 하는 50만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도심 활성화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민선 7기 김일권 양산시장 공약에는 중앙동 원도심 활성화와 관련한 내용이 있다. 시장과 상권 활성화, 읍성문화 형성, 마을공동체 활성화가 주요 내용이다. 세부 사업은 북부시장 맘앤키즈마켓 전환, 고향의봄길 조성, 원도심 자전거길 연결, 옛 동헌 터 경관 복원, 양산읍성 서문 역사광장 조성, 옛 고을 테마거리 조성 등이다.

이번에야말로 원도심의 공공기능을 회복하고, 역사ㆍ문화ㆍ관광 연계를 통한 상권 활력 증진과 경쟁력 회복을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도시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도시라는 한쪽 날개만으로는 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