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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꺼져가는 시장 청년들의 희망 불씨, 되살릴 수 있을까?..
경제

꺼져가는 시장 청년들의 희망 불씨, 되살릴 수 있을까?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8/12/18 16:33 수정 2018.12.19 16:33
■ 위기의 청년상인몰 ‘흥청망청’
8개월 지나도록 손님 발길 없어
유동인구 적은 시장 2층인데
전통시장 고객층 유인 못 해
늦게 문 열고 수시로 문 닫는
상인들 영업 방식도 문제 있어

최근 중소벤처부 공모사업 선정
시설 확장 등 13억원 지원 예정
시ㆍ상인 모두에게 마지막 기회
냉철한 판단으로 성공 이끌어야

청년 창업과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시작한 남부시장 청년몰 ‘흥청망청’ 사업이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양산남부시장 내 청년창업 공간인 ‘흥청망청’은 지난 4월 15개 점포로 문을 열었다. 장사가 잘돼 ‘흥(興)’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망, 望)’을 담아 청년몰 전체 공간을 흥청망청이라 이름 붙였다. 이후 8개월 정도 지났지만 청춘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지난 17일 취재진이 흥청망청을 찾았을 때도 한 가게가 임시 휴업했고, 그 옆에는 점포에는 새로운 청년상인을 모집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 양산시민신문

이유가 뭘까? 사실 흥청망청 사업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애를 먹었다. 2017년 시작한 사업은 신청자가 없어 일정이 미뤄졌고, 진행 과정에서도 시설공사나 각종 지원 문제로 예정보다 늦어졌다. 그렇게 실제 가게 문을 열기까지는 1년 이상 시간이 걸렸다. 그 바람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1년치 임대료는 가게 문을 열기도 전에 대부분 소진했다.

어렵게 시작했지만 개점 이후 지금까지 어려움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상인들은 무엇보다 고객 유치에 힘들어한다. 시장 안이라는 위치부터 손님 끌기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2층이다. 소비층 대부분이 중ㆍ장년층인 전통시장, 그것도 일부러 찾지 않으면 가게가 있는지조차 알기 힘든 2층에서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판매 품목에도 아쉬움이 있다. 흥청망청 상품은 주로 젊은 층을 목표로 한다. 수제 버거나 도시락, 수제 잼, 마카롱, 흑백 사진관, 족욕 카페 등 전통시장 주요 고객 입맛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결국 전통시장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애써 찾아올 만큼 질과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운영 시간도 문제다. 현재 흥청망청 상가 대부분이 오전 11시 무렵 문을 연다. 폐점 시간은 제각각인데 늦어도 7시쯤 마무리한다. 평일 경우 직장인들은 점심시간 이외 이용이 사실상 어렵다. 게다가 정기휴일이 아닌 날에도 수시로 문을 닫는 점포도 자주 볼 수 있다. 애써 짬을 내 찾아왔지만 닫힌 가게 문에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있는 것이다.

흥청망청과 비슷한 사례가 다른 도시에도 많다. 대전시에서 추진한 ‘청년구단’ 사업이 그렇다. 대전시는 실내공사 비용과 점포 임차료를 지원했다. 그런데 대전시는 사업 초기부터 탁상행정의 전형이란 지적을 많이 받았다.

대전시가 창업 희망 청년들에게 초기 비용 부담을 줄여줘 장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좋았다. 문제는 유동인구다. 청년구단 경우 인적이 드문 건물에 공사비를 지원해주고 일정 기간 임차료를 면제해 주는 것만으론 부족했다. 처음부터 초보 장사꾼들에게 그 정도 지원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겠냐는 비판적 시각이 많았다. 실제 대전시 재정 지원이 끝나면서 청년구단은 최근 힘들어졌다. 양산시 ‘흥청망청’과 매우 흡사한 과정이다. 참고로 흥청망청은 사업 8개월이 지난 지금 사업장 두 곳이 문을 닫았다.

다행히 최근 흥청망청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한 청년몰 활성화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청년상인 자생력 강화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모두 13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예산은 공동 판촉과 교육, 자문 등 상가 경쟁력 강화와 공동 이용시설 조성, 진입로 개선 등 시설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더불어 청년창업자를 추가 모집해 흥청망청 규모도 확장할 계획이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한다면 양산남부시장 2층 전체 가운데 40%가량이 흥청망청 공간이 된다. 이렇게 되면 상가 집적화(集積化)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만하면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하긴 힘들어 보인다. 다만 흥청망청이 시장 깊숙한 곳에 있는 만큼 양산시가 홍보에도 좀 더 신경을 기울일 필요는 있다.

장사는 개인 행위이다. 행정에서 계속 지원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편한 시간 문을 열고 마음대로 문을 닫기 위해 장사를 시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노력을 얼마나 쏟아야 손님들이 찾아올지, 깊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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