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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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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으로 그리는 회화 표현. 소묘(素描)라고도 하며 프랑스어로는 데생(dessin)이라고 한다. 연필, 목탄, 크레용 등을 사용해 대상의 인상을 묘사하거나 작가의 이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자유롭고 순수하며 직접적이고 가식이 없다.
김광철 작가는 드로잉을 이렇게 표현했다. 자유롭고 순수하며 직접적이고 가식이 없다고. 현재 양산시평생교육원에서 드로잉 수업을 하는 박진희 강사 역시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쉽고 재미난 것”이라고 드로잉을 정의했다.
쉽게, 재미있게 가르치기 때문일까? 박진희 강사는 양산시평생학습센터 우수 강사로 손꼽힌다.
“제가 왜 우수 강사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수강생들과 잘 어울리고, 서로 재미있게 수업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그렇게 수업할 수 있는 것도 수강생들 스스로 드로잉에 재미를 느끼고 그림에 열의를 보여주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겸손하게 말했지만 박 강사는 수강생에게 분명 인기가 높다. 그 이유로 첫째는 잘 가르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지루하지 않게 수업하기 때문이다.
박 강사는 스스로 드로잉을 ‘낙서’라 표현한다. 전화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그어 내린 선과 점과 면이 곧 드로잉이다. 그 행위는 개인의 의식과 무의식 모두를 담고 있다. 박 강사에게 드로잉이란 자기 생각 또는 느낌을 시각화하는 것이고 그 도구가 연필과 볼펜, 때론 붓과 물감으로 표현하는 행위다.
수업 장소도 딱딱할 이유가 없다. 강의실이 지겹다 싶으면 카페 같은 색다른 공간에서 수업하기도 한다. 수강생들도 3시간 수업이 너무 빨리 지나가 아쉽기만 하다.
평생교육 수업은 대부분 개인 취미로 시작한다. 드로잉도 마찬가지다. 박 강사처럼 예중, 예고, 미대를 나와 전문가 길을 걷지 않아도 그저 취미로 재미 삼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수업은 재미있고, 그림을 그리는 게 즐거워야 한다는 게 박 강사 생각이다.
“수강생 대부분이 힐링을 목적으로 배우잖아요. 스스로 수강료를 내고 배우는 분들이라 의욕이 많죠. 드로잉을 배우다 보면 욕심도 나나 봐요. 전 그런 분들을 뵈면 반갑고 즐거워요. 수강생 스스로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거죠”
전공자들을 가르칠 때와 달리 박 강사 사비로 재료를 준비해 수강생을 가르치는 일도 많다. 하지만 수강생들이 수업일 외에 따로 모여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만 하다. 그런 관계로 3년간 꾸준히 수업을 듣는 수강생도 많다.
“한 수강생은 원래 여행 가서 드로잉을 그리고 싶어서 한 학기 수업만 들으려 했죠. 근데 드로잉 배우는 게 재밌었는지 계속 수강을 이어오고 있어요. 그려보니 본인도 잘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나 봐요. 지금처럼 즐기면서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박 강사는 “드로잉은 쉬운 게 묘미”라고 말했다. 그리기 쉬운 만큼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기도 쉽다.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것도 없다. 어차피 사람마다 미의 기준은 다르고 시대마다 가치도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 억지로 잘 그려야겠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일단 자신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수강생들이 우수 강사로 뽑아주니 고마울 따름이고요. 우리 열정 넘치는 수강생들과 내년에는 꼭 전시회를 해보고 싶어요. 그림을 그리는 입장에서 전시회를 하는 것과 안 하는 건 차이가 커요. 꾸준히 배워온 수강생들이면 충분히 작품을 전시할만한 실력을 갖췄다고 봅니다. 많은 분께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작은 전시관 정도는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박 강사 말대로 내년에는 취미로 배운 낙서가 아름다운 작품이 되는 모습을 우리도 함께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