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이 포화상태다. 지난 2017년 10월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재정비한 후 각지에서 몰려드는 환자로 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응급실’이란 특성으로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이하 응급의료센터)는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기존 응급실에서 인력과 장비, 병상을 추가해 김해와 밀양, 거제, 부산시까지 아우르는 응급의료센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환자를 위한 별도 진료 구역과 소생ㆍ처치실, 음압격리실까지 갖춰 항상 많은 환자가 몰리는 실정이다.
응급의료센터측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1년에 4만3천여명에 가까운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하루 평균 118명의 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한 셈이다. 일반 진료실이 문을 닫는 주말이면 환자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응급의료센터 특성상 의사들은 환자 치료 순서를 정함에 있어 ‘중증도’를 우선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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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위급하냐에 따라 치료 순서가 달라지는 것이다. 문제는 환자 입장에서는 그러한 ‘응급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자신이나 자신 가족의 상태가 가장 위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7월에는 독사에 물린 환자 강아무개(73) 씨가 응급의료센터에서 1시간 이상 기다렸다 의료인력 부족으로 정작 치료는 받지도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일도 있었다.
당시 강 씨 보호자는 “뱀에 물린 사람이 응급실까지 왔는데 치료가 안 돼서 부산까지 가서야 겨우 치료를 받았다”며 “아직 살아있다는 게 기적”이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응급의료센터 인력과 병상, 시설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경남과 부산지역을 통틀어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양산부산대병원과 동아대병원 두 곳뿐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37개 병상에 전문의 5명, 전공의 4명이 근무한다. 간호사는 50명에 응급 구조사가 9명 일하지만 전문ㆍ전공의는 늘 부족한 현실이다.
응급의료센터 역시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응급의료센터는 “진료 인력 부족으로 상황에 따라 진료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먼저 진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응급의료센터 확대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건 보건복지부 허가이고, 시설 확충에 필요한 예산과 의료인력 확보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병원 의지만으로 응급센터 확대가 가능한 부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