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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여성인재학당, 이럴 거면 여성리더대학 왜 없앴나?”..
사회

“여성인재학당, 이럴 거면 여성리더대학 왜 없앴나?”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9/01/29 09:09 수정 2019.01.29 09:09
7기까지 이어온 여성리더대학 폐지
올해부터 ‘여성인재학당’으로 개편
평생교육 개념에서 여성친화로 바꿔

사실상 ‘대동소이’한 교육 내용에
시의회 “사업 바꿀 이유 있나” 지적
여성리더대학 정치색 놓고 공방도

2012년 시작해 지난해까지 이어져 온 여성리더대학이 폐지됐다. 대신 올해부터 ‘여성인재학당’이란 이름으로 여성인재육성사업을 시작한다. 예산은 4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참가자 자부담은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늘었다. 담당부서는 행복교육과에서 여성가족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양산시는 “여성친화도시 지정 후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여성인재육성을 위해 여성친화의식 함양과 여성지도자 전문성 역량 강화 목적으로 교육과정 개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양 위주로 전문성 없이 운영됐던 여성리더대학 문제점을 개선해 평생교육 과정에서 여성친화도시의 여성인적자원 개발 과정으로 개편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리더대학이 평생교육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여성인재학당은 여성친화도시 구현에 맞춰 여성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다. 사업 지원 근거도 <양산시평생교육진흥 조례>에서 <양산시여성친화도시 조성 조례>로 바꿨다. 양산시는 여성리더대학과 차별화를 위해 교육과정에 양성평등과 여성친화의식 등 여성 관련 정책을 30% 이상 반영하기로 했다.

양산시의 이러한 설명과 달리 양산시의회는 여성인재학당 사업에 의문을 던졌다. 무엇보다 사업 내용이 여성리더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종희 의원(자유한국, 상북ㆍ하북ㆍ강서)은 “(여성인재학당) 사업 필요성을 말하면서 여성리더대학이 전문성이 없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여성인재학당은 어떤 전문성을 양성하는지, 차이점을 설명해야 한다”며 “사업을 폐지하거나 명칭을 바꾸는 것은 그 사업에 대한 성과 분석 등 분명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숙남 의원(자유한국, 비례)도 비슷한 지적을 이어갔다. 정 의원은 “평생교육에서 보다 더 여성으로 특화해서 여성인재를 발굴하겠다고 했는데 교육과정을 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무엇보다 여성리더대학 졸업생들이 그동안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이런 부분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 2012년 시작한 여성리더대학이 7기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 양산시민신문

서진부 의장(민주, 서창ㆍ소주)도 거들었다. 서 의장은 “여성인재학당 7~8개월 교육해서 얼마나 전문지식을 함양하겠냐”며 “어떤 사업을 만들었으면 제대로 실천하고, 보완할 점이 있으면 보완하면서 계속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지, 마음에 안 든다고 바로 사업을 폐지하고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양산시가 의회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여성리더대학과 여성인재학당 수업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여성인재학당 수업 계획은 크게 4개 주제로 구분한다. 주제별 교육내용 가운데 ▶여성의 지위향상과 사회참여 ▶여성 지도자의 자질과 역할 ▶여성리더십 비전 ▶양산시의 비전과 미래 ▶여성친화도시에서 시민의 역할 ▶여성친화도시의 이해와 사례 ▶양상평등 이해와 역사 등이 주요 교육 내용인데 이는 ‘여성리더대학’ 수업과 유사하다.

여성리더대학 1기부터 7기까지 교육내용을 보면 ▶여성친화도시와 양성평등 ▶여성지위향상과 정치참여 ▶여성리더의 이미지 메이킹 ▶여성지도자 역할 ▶여성의 지위향상과 사회참여 ▶여성 지도자의 자기계발 등 여성인재학당 수업과 유사하다. 여성 관련 교육뿐만 아니라 워크숍과 지역봉사활동, 선진지 현장연수, 지역문화탐방, 기타 교양수업까지 여성리더대학과 다르지 않다.

결국 이런 교육 내용의 유사성 때문에 여성리더대학 폐지가 정치적 이유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양산시는 사업 변경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여성리더대학의 경우 수강생의 정치색이 지나치게 짙어져 본래 목적을 잃었다는 비판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임 시장 재임 시절 사업이다 보니 사실상 정치적으로 이용해온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교육 활동에 정치색을 덧씌우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결국 여성인재학당이 여성리더대학과의 차별성, 그리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정치색’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목적에 부합하는 교육 내용과 그에 걸맞은 사업 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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