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홍성현 편집국장 |
ⓒ 양산시민신문 |
|
양산시가 양산지역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인 ‘양산사랑카드’ 발급을 21일부터 시작했다. 양산사랑카드는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충전식 선불카드 방식을 적용, 이용자가 필요한 만큼 충전해 IC카드 단말기 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코나아이(주)와 위탁 운영 협약을 맺었으며, 지난 11일에는 NH농협은행과 판매대행점 협약을 통해 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양산사랑카드 발급 방법은 두 가지다. 양산사랑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방법과 양산지역 농협 6개 지점을 방문해 신청하는 방법이다. 앱을 통해 신청하면 4~7일 정도 지난 뒤 우편으로 받을 수 있고, NH농협은 양산시지부와 양산시청출장소, 양산중앙지점, 양산역지점, 남양산지점, 웅상지점에서 현장 발급한다. 별도 연회비는 없고, 현금처럼 30% 소득공제를 받는다.
충전은 28일부터 할 수 있다. 출시 초기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2월 말까지는 충전금액의 10%를 추가 적립해준다. 3월부터는 5%를 추가 적립한다. 추가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월 50만원으로, 개인별 추가 적립금 한도는 2월까지는 5만원, 3월부터는 2만5천원이다. 추가 적립 혜택을 위해 양산시는 올해 예산 15억원을 확보했다.
양산사랑상품권은 일종의 ‘지역화폐’다. ‘대안화폐’ 또는 ‘인간의 얼굴을 한 돈’으로 불리는 지역화폐는 충전식 선불카드나 종이 상품권, 블록체인에 기반한 암호화폐 등 종류는 다양하지만 목적은 하나다. 지역 내에서 돈이 돌게 하려는 것이다.
지역화폐는 연원은 1983년 캐나다 코목스 밸리 마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군기지 이전과 목재산업 침체로 마을에 경제 불황이 닥쳐 실업률이 18%에 이르렀다. 현금이 없는 실업자들은 살아가기 힘들게 됐다. 그러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주민 마이클 린턴이 ‘녹색 달러’라는 지역화폐를 만들어 주민 사이에 노동과 물품을 교환하게 하고 컴퓨터에 거래 내역을 기록했다. 이것이 지역화폐 제도 ‘레츠(LETS: Local Exchange Trading System)’의 시작이다. 지역화폐는 호주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영국과 아이슬란드 등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
우리나라에는 1996년 ‘녹색평론’을 통해 알려진 뒤 1998년 3월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모임(미내사)’에서 ‘미래화폐’를 만들면서 시작했다. 이후 일부 시민사회단체나 소규모 단위에서 시도해 왔으나,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지역화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대기업 위주 경제구조 속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민경제만 보더라도 대형마트 위주 소비행태 탓에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지역화폐가 활성화하면 제한된 지역에서만 돈이 순환해 지역경제가 활성화할 수 있다.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관광객에서 지역화폐를 제공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등 이용 활성화에 묘안을 짜내고 있다.
양산사랑카드도 지역화폐인 만큼 이마트와 농수산물유통센터 등 대형 할인매장(SSM 포함)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대신 농협하나로마트는 물금점(새실로 159번지)을 제외한 양산지역 모든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양산시는 김일권 시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카드 발행과 업무협약 과정을 설명할 정도로 양산사랑카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용 활성화에도 적극적이다. 발행을 앞두고 전 읍ㆍ면ㆍ동을 돌며 특별 가맹점 모집에 나서는 한편, 지역 대표 휴양시설인 (주)에덴밸리리조트, (주)동일리조트와 제휴협약을 맺고 할인 혜택 제공과 함께 숙박업소, 체험시설, 음식점, 특산물 등을 연계한 다양한 관광 패키지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준비 중인 제로페이 표준 QR코드가 보급되면, 양산사랑카드도 해당 표준 QR코드를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 편의성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양산사랑카드가 과연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금 역외 유출 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