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부산대병원(부산 본원)은 부산시와 협약을 맺고 ‘부산가족사랑카드’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세 자녀 이상 가정에 일부 비급여 검사 항목 진료비 10%를 할인하는 내용이다. 본원이 부산시와 협약을 맺음에 따라 양산부산대학교병원도 다자녀 부산시민에게 동일한 혜택을 제공해 왔다.
문제는 부산시민이 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을 양산시민은 전혀 누릴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경남도는 양산지역을 포함해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에 ‘경남i다누리카드’를 발급, 카드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양산부산대병원은 해당 카드 가맹점으로 등록하지 않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부산시와 경남도가 다자녀 가정 지원 사업을 서로 연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양산지역(경남)에 위치한 양산부산대병원이 부산시민에게는 진료비 할인 혜택을 주면서 정작 양산시민에게는 혜택을 주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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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물금읍에 사는 박기철(44) 씨는 “솔직히 (양산)부산대병원이 양산에 생기면서 우리한테 크게 도움 되는 게 뭔가 싶다”며 “상급병원인가 뭔가 한다고 일반 환자들은 진료 한 번 받기 힘든 현실인데 지역에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많은 혜택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부산시민이 받는 혜택이라면 양산시민도 당연히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강아무개(38, 동면) 씨도 “양산에 있는 (양산)부산대병원이 양산사람이 아닌 부산사람만 혜택을 준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며 “솔직히 나는 다자녀 가구가 아니라서 신경 쓰지 않지만 양산시민 중에 다자녀 가정이라면 정말 기분이 나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씨는 “듣기로는 양산시가 (양산)부산대병원에 그동안 적지 않은 예산을 지원했다고 들었는데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참 괘씸하다”며 “(양산)부산대병원이 양산시와 양산시민을 우습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양산시 행정력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기도 한다. 부산시처럼 양산시도 양산부산대병원과 협약을 통해 양산시민에 혜택을 제공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한 시민은 “결국 양산시가 이런 혜택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며 “부산시민에게만 혜택을 준다 안 준다 비판하는 데 그치지 말고 양산시도 (양산)부산대병원과 협약을 체결해서 양산시민에게 혜택을 주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지적에 양산부산대병원은 “부산시와의 협약은 우리병원이 개원하기 전인 2007년 본원과 협약을 통해 이뤄진 내용이다 보니 그동안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라며 “우리도 양산시민 입장에서 형평성 문제를 충분히 지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양산시민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 병원장이 공석이라 명확하게 제도 확대에 대해 답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