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매화는 폈다. 매화 구경에 나선 상춘객을 위해 양산시는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 동안 제13회 원동매화축제를 열었다. 원동주말장터와 쌍포매실다목적광장 두 곳에서 열린 축제에는 이틀 동안 양산시 추산 20만명이 찾았다.
축제는 지난해와 달리 중심 무대를 원리마을 안으로 옮겼다. 지난해 신촌마을 일대 임시주차장에 무대를 꾸미자 황량한 주차장 외에는 볼거리가 아무것도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올해는 원리마을 안에 무대를 꾸미고 길거리 공연과 마술 등으로 축제를 찾은 사람들에게 즐길 거리를 선물했다. 특히 원동역에서 중심 무대까지 700여m에는 추억의 DJ박스와 열린음악회, 특산물 장터, 전시체험, 푸드트럭 등으로 채워 관광객 발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번 원동매화축제는 예년보다 관광객 유치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매화 개화 시기를 맞추지 못했다. 기차역과 낙동강이 어우러져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순매원의 경우 축제 기간에 남은 꽃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었다. 반면 본래 매화축제 주요 무대인 쌍포매실다목적광장은 개화 시기가 보통 순매원보다 일주일 정도 늦다. 이 때문에 축제 기간 만개한 매화를 기대할 수 있었다. 문제는 매화나무 가지를 정비한 탓에 꽃이 한창 아름답게 피웠을 시기지만 정작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사진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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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인지 예년 같으면 오전부터 시내까지 이어졌을 차량 행렬이 올해는 행사 당일(토요일) 점심 무렵에도 ‘정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던 토교마을 뻘등길 일대는 차량 소통이 평소와 다름없었다.
미나리축제가 한창인 함포마을 역시 마찬가지다. 함포마을은 원리마을 무대(주말장터)와 쌍포매실다목적광장 사이에 위치한 데다 미나리 생산지로 유명해 축제 기간이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매화축제 기간에는 오히려 평소 주말보다 관광객이 더 적었다고 한다. 한 매실농가는 “해마다 매화축제 때면 자리가 모자라 난리였는데 이번에는 이상하리만치 사람이 없다. 오히려 지난주나 그전 주에 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실 개화 시기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원동매화축제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축제가 해마다 성공하려면 관광객이 다시 발길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번 왔던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을 만큼 인상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 축제장에서는 재방문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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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축제를 구경 온 김일한(52) 씨와 남애영(50) 씨 부부는 “지난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왔는데 원동매화축제가 유명하다고 해서 일부러 기차를 타고 구경 왔다”며 “많이 기대하고 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꽃이 적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차가 너무 많이 밀릴 거라고 해서 일부러 기차를 선택했는데 다행히 차량 정체는 심하지 않은 것 같다”며 “내년에는 꽃이 많이 피웠을 때 다시 와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원동마을 주민은 “개화 시기를 맞추기도 어렵고, 축제를 이틀 동안 하다 보니 사람이 쓸데없이 몰리기만 하는 것 같다”며 “이제 미나리축제가 유명해진 만큼 매화축제도 미나리축제와 합쳐서 그냥 한 달 동안 같이 진행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