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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치솟은 기둥, 내려앉은 도로… 원도심이 위험하다..
사회

치솟은 기둥, 내려앉은 도로… 원도심이 위험하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9/04/02 09:08 수정 2019.04.02 09:08
[긴급 진단] 현장을 가다
최근 원도심 곳곳 지반침하 현상 발생
아파트 외벽에 금가고, 도로 내려앉아
양산시청 제2청사는 기둥까지 치솟아

일부 주민 도시철도ㆍ아파트 건설 등
연이은 대형공사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양산시 “원인 규명 위한 조사 필요”

↑↑ 양산시청 제2청사 기둥 주변이 침하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양산시청 제2청사가 주저앉고 있다.

건물 주변 지형이 내려앉은 것인지 아니면 건물이 융기(솟아오름)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건물 계단과 기둥 바닥에 금이 가는 등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균열이 심각하다. 중앙 현관 입구 기둥이 뒤틀리면서 대리석이 솟아올랐고, 이 때문에 출입구에는 없던 턱이 생겼다. 양산시는 제2청사 창고동과 은행 건물 2층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균열이 제2청사에만 국한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제2청사를 비롯해 인근 아파트와 병원, 지하차도까지 원도심 곳곳에서 균열과 지반침하를 목격할 수 있다.

취재진이 직접 원도심을 돌아본 결과 먼저 제2청사 인근 A아파트는 수돗가 외벽에 균열과 침하를 확인할 수 있었다. B아파트 역시 건물과 도로 사이 틈이 벌어지고 있었다. 국도 35호선 지하차도 외벽도 침하와 뒤틀림 현상이 발생했다. 종합운동장 앞 하북 방면 양주지하차도 외벽을 살펴보면 침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재 주상복합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옛 터미널 인근 도로에서도 침하가 발생해 일부는 도로포장을 다시 한 상태다. 마찬가지로 옛 터미널 인근 KT 건물에도 계단이 내려앉아 땜질 형태로 보수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승강기도 외벽에 금이 가 현재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 국도35호선 지하차도 외벽에 침하와 균열이 진행 중이다.
ⓒ 양산시민신문
↑↑ 원도심 상가 앞 인도가 주저앉았다.
ⓒ 양산시민신문

이처럼 원도심 일대에서 지반침하가 광범위하게 일어나면서 원인 분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한 건설 관계자는 “원도심은 예전에 바닷물이 유입되던 뻘 지역”이라며 “아마 최근 각종 개발공사가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연약 지반인 곳에 지하수 흐름까지 문제가 생겨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 관계자 말처럼 일부 주민은 주상복합아파트 공사가 지반 침하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 경우 지난해 8월 터파기 작업 중에 지하수가 솟아 몇 달간 물막이 공사를 진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견으론 양산도시철도 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양산도시철도 공사는 현재 종합운동장역 건설을 위한 기둥 세우기 작업이 한창이다. 따라서 지반 침하 원인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양산시는 다음 달 제2청사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용식 양산시의원(자유한국, 중앙ㆍ삼성)은 “무엇보다 주민 안전과 관련한 일인 만큼 조속하게 안전진단을 할 필요가 있다”며 “원도심 전반에 걸쳐 지반침하 여부를 확인하고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옛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KT전화국 계단이 내려앉아 보수한 모습.
ⓒ 양산시민신문

전문가 의견도 비슷하다. 토질ㆍ기초기술사인 김용하 (주)우리이엔지건축사사무소 전무는 “지반이라는 게 단순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원도심이 연약지반 위에 조성된 건 사실”이라며 “(지반침하의) 직접적인 원인을 지금 단정 짓기엔 무리수가 있지만 주민 불안을 생각한다면 이 문제에 대해 조사나 연구를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연약지반 위에 도시가 형성된 만큼 도시가 커질수록 침하는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도 점토 위에 만들어지다 보니 지난해 지반침하 문제로 시끄러웠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지반침하 원인 찾기가 분주한 가운데 원도심 주민들은 이번 사건으로 적잖이 놀라고 있다. 제2청사 인근 식당 관계자는 “저렇게 건물이 무너지다시피 할 정도면 많이 위험한 것 아닌가”라며 “시청만 저런게 아니라 원도심 전체가 저렇게 될 수도 있다고 하니 걱정을 안 할수가 없다”고 말했다.

남부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강호용 씨(55) 씨 역시 “건물이 오래되서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최근 이어지는 큰 공사들 영향이 아닌가 싶다”며 “무엇보다 원인이 뭔지 찾는 게 중요할텐데 양산시가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는 지난달 29일 이용식 시의원과 관계부서 공무원은 물론 주상복합아파트 건설관계자와 양산도시철도 관계자까지 한자리에 모아 대책을 논의했다.

결론적으로 이날 관계자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이 가장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일치시켰다. 구도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가 필요하며, 양산시 안전총괄과는 이러한 지질 조사(진단)에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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