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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데스크칼럼]시립박물관에 가야 하는 이유..
오피니언

[데스크칼럼]시립박물관에 가야 하는 이유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9/04/02 10:21 수정 2019.04.02 10:21

2013년 4월 양산유물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앞서 2010년 10월 착공한 뒤 2년여의 공사를 거쳐 2012년 9월 준공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경상남도 제49호, 1종 종합박물관으로 등록했다. 경남에 있는 기초자치단체가 설립한 박물관 가운데 최초다. 박물관은 전문 인력과 소장유물, 시설 등에 따라 1종과 2종으로 구분하고 1종은 다시 종합박물관과 전문박물관으로 나뉘는데, 이번에 양산유물전시관이 받은 제1종 종합박물관은 박물관 가운데 최고 등급이다. 이후 2014년 1월 양산시립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1만3천63㎡ 부지에 총면적 5천328㎡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북정동(양산시 북정로 78)에 자리한 시립박물관은 ‘백만년의 귀환: 양산 부부총(2013년)’을 시작으로 ‘황산강 가야진(2014년)’, ‘나눔으로 함께하는 박물관: 기증ㆍ기탁 유물(2014년), ‘양산이 품은 명산 천성산(2015년)’, ‘양산시 승격 20주년 기념: 양산시 비전20 회고와 전망(2016년)’, ‘양산 도자기의 궤적(2016년)’, ‘1874 한양으로 떠난 세 사람 이야기(2017년)’, ‘황산역(2017년)’, ‘양산의 사찰벽화(2018년)’, ‘100년 전 양산으로의 여행(2018년)’ 등 해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기획전으로 시민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2월에는 누적관람객 70만명을 넘어섰다.

시립박물관은 지난달 13일부터 새로운 특별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 3.1만세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1919 양산으로부터의 울림’이다. 하북 신평에서 시작해 동부경남에 들불처럼 퍼졌던 양산의 독립만세운동을 기억하고, 그 흔적을 찾아 양산과 대한민국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취지다.

3.1운동 배경과 전국으로 확산한 계기에 대해서 살펴보는 ‘3월의 그 날’, 통도사 지방학림 학생을 중심으로 한 신평 만세운동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양산장터 만세운동을 소개하는 ‘양산의 3.1운동’, 만세운동 영향으로 수립한 우리 역사 최초 민주공화국인 상해임시정부 수립과 역할 그리고 김구ㆍ윤현진 등 주요 인물의 활동을 소개하는 ‘3.1운동 그 후’,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알려지지 못했거나 잊힌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3.1운동을 생각하다’ 등 모두 4부로 구성한 이번 전시회에는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다수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 가운데 신평 만세운동 주축이었던 통도사 지방학림 유생들이 통도사 성해선사 회갑(回甲)을 축하하며, 1914년에 쓴 시(詩)와 기념사진은 최초 공개하는 자료다. 당시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오택언을 비롯해 윤현진, 박민오 등 당시 학생들 모습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어 독립운동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또한, 만해 한용운이 통도사 강사를 역임했던 시절(1918년께) 쓴 친필 6곡 병풍과 오택언(당시 통도사지방학림 동기)으로부터 독립선언서를 전달받고 신평장터에서 김상문, 이기주 등과 함께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만우 스님(양대응, 1897~1968)의 각종 유품 등 50여점과 구하 스님 독립자금문서도 최초 공개하고 있다.

이 밖에 김구 선생 친필 유묵, 대한민국 임시정부 관련 자료,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재무차장이었던 윤현진의 유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태극기 등 모두 150여점의 양산 관련 독립자료를 총망라했다. 특히, 사진으로만 보던 윤현진의 묘비석을 실감 나게 묘사해 눈길을 끈다.

시립박물관은 이미 명실공히 지역 대표 역사ㆍ문화를 총망라하는 복합공간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오는 6월 2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특별전으로 시립박물관에 가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이 땅에 발붙이고 있을 수 있기에 시립박물관에 들러 한 번쯤 그분들 발자취를 느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번 특별전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마지막 문구에 눈길이 간다.

100년 전 폭발하듯 터져 나온 격정(激情)과 환희,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쾌히 발표하라!” 그리고 조선 반도에 울려 퍼진 함성…. “대한독립만세!!!” 그날의 이 함성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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