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우 양산시의원(민주, 중앙ㆍ삼성)이 양산시로부터 제출받은 ‘북부동 지하수 관측망 측정 결과’에 따르면 종합운동장 주차장 인근 지하수 수위는 지난해 12월부터 급격히 낮아졌다. 측정결과 지표면에서 지하수까지 거리가 지난해 10월까지는 평균 2.43m 정도였다.
그런데 11월 3.96m로 깊어지는가 싶더니 12월에는 평균치의 두 배가 넘는 5.77m까지 내려갔다. 심지어 올해 1월부터는 8m를 넘기더니 2월 9.40m, 3월 10.68m, 4월 11.67m로 계속 깊어지고 있다. 지표면에서 지하수까지 거리가 깊어진다는 것은 결국 그만큼 지하수가 어디론가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지하수가 빠져나간 만큼 땅속에는 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겨울이라는 기후 특성상 지하수가 다른 계절에 비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예년과 비교해도 올해는 지하수 수위가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양산시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지표면에서 지하수까지 평균 깊이는 2.82m다. 2016년 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평균 3.82m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4월 역시 2.59m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평균 8.30m다. 결국 최근 지하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진 것은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보다는 다른 외부 원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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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과거에도 지하수 깊이가 10m를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한 달에 하루 이틀 정도다. 오히려 급격한 수치 변화는 측정기계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반면 지난달부터는 계속 10m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지하수가 땅속 상태가 심각함을 ‘경고’한 지 수개월이지만 양산시는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문신우 의원에 따르면 문 의원이 지하수 관측망 측정 결과를 요청하자 그때야 이런 자료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한다. 지하수 수위 파악이 늦어지다 보니 지반침하가 발생하고 나서도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 의원은 “(지반침하)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이런 자료부터 들여다봐야 하는데 행정에서 전혀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니 참 답답하다”며 “이번 측정 결과를 1월에만 확인했더라도 지금쯤 구체적인 대책이 실행 단계에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무엇보다 이번 일에 대해서는 부서 간 유기적으로 소통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선 원도심 주변 대형 공사부터 즉시 중단시키고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대책을 세우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양산시 하수과는 “측정 자료는 자동으로 농어촌공사로 넘어가고 우리는 매월, 매년 그 데이터를 받아서 확인하는 형태인 데다 최근 정기 인사까지 겹쳐 내용 확인이 어려웠다”며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필요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