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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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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9/04/16 09:20 수정 2019.04.16 09:20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평소와 전혀 다를 것 없는 하루의 시작이다. 아니 조금 들뜬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이 탔던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다. 이 사고로 전체 탑승자 476명 가운데 304명이 사망 또는 실종했다. 

세월호는 급격한 변침(變針, 선박 진행 방향을 변경)으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좌현부터 침몰했다. 그러나 침몰하는 중에도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만 흘러나왔다. 구조는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배가 침몰한 이후 구조한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배가 침몰한 뒤에도 한참 동안 생존자가 있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2014년 10월 화물 과적과 고박 불량, 무리한 선체 증축, 조타수의 운전 미숙 등을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해군과 해경에 의한 세월호 선내 CCTV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면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년이 지난 세월호 참사는 엉뚱한 교신으로 인한 초기 대응시간 지연과 선장과 선원의 무책임, 해경의 소극적 구조와 정부의 뒷북 대처 등 총체적 부실로 인한 최악의 인재(人災)로 우리 기억에 남아 있다.

2017년 11월 15일도 평소와 전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수요일이었다. 하지만 그날 오후 우리는 마치 폭탄이라도 맞은 듯한 포항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규모 5.4의 강진이 덮친 포항은 처참했다. 인명피해 1천118명, 공식 재산피해 850억원, 주택ㆍ공장ㆍ학교 등 지진에 의한 파손 시설만 5만건이며, 직ㆍ간접 피해까지 고려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만도 1천800여명에 이르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구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상 최대 지진 피해가 발생했던 포항 지진의 원인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 정부는 지난 3월 20일 1년여에 걸친 조사 끝에 지열발전소 물 주입이 작은 지진을 순차적으로 유발했고, 이 과정에서 단층대가 활성화하면서 포항 지진을 촉발했다고 결론 지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 괜찮았다. 그런데 아차 하는 순간 상황이 순식간에 달라진다. 대형재해는 늘 그렇게 찾아온다. 그리고 원인은 찾아보면 인재(人災)인 경우가 많다.

최근 양산 원도심 주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북부동 등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산시 제2청사 기둥과 바닥이 뒤틀리면서 균열이 생겼고, 인근 아파트도 외벽에 금이 가고, 건물과 도로의 틈이 벌어지고 있다. 한 필로티 구조의 빌라는 건물 자체가 기울었고, 초등학교에도 문제가 발견돼 승강기 운행을 중단했다.

양산시의회는 지반침하 원인으로 지목된 원도심 주상복합아파트 공사현장과 도시철도 공사현장 등을 방문해 피해 발생 원인과 피해 상황 등을 확인하고 나섰다. 양산시는 김일권 시장이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정밀안전진단 대상 지역을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양산시는 조만간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본지가 입수한 북부동 지하수 관측망 측정 결과 따르면 지하수 변화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8월 주상복합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터파기 작업 도중 지하수가 터졌다. 그리고 종합운동장 주차장 인근 지하수 수위는 지난해 12월부터 급격히 낮아졌다. 연관성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지표면에서 지하수까지 거리가 지난해 10월까지는 평균 2.43m 정도였다. 그런데 11월 3.96m로 깊어지는가 싶더니 12월에는 평균치의 두 배가 넘는 5.77m까지 내려갔다. 심지어 올해 1월부터는 8m를 넘기더니 2월 9.40m, 3월 10.68m, 4월 11.67m로 계속 깊어지고 있다.

원도심 지반침하 원인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하겠지만 역시 인재(人災)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하수 계측 결과에 따르면 주상복합아파트 공사가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오늘 괜찮았다고 내일도 괜찮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양산시는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 시민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재난은 늘 예고 없이 온다. 그리고 그 피해는 언제나 완전히 복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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