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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마지못해 정착했던 마을, 대대손손 함께할 ‘행복공간’으로..
사회

마지못해 정착했던 마을, 대대손손 함께할 ‘행복공간’으로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9/04/16 09:44 수정 2019.04.16 09:44
태풍 피해로 집단 이주 아픔 간직한
신기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국비 50억원 포함 사업비 83억원 확보
‘어울림센터’ 건립 등 거주 여건 개선

협동조합 중심으로 수익사업 추진
지속발전 가능한 마을 만드는 게 목적

↑↑ 신기마을은 대한민국 최초 자연재해로 인한 집단 이주촌이라는 아픔의 역사를 가진 곳이다.
ⓒ 양산시민신문
북부동 769번지 일대 신기마을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얼핏 섬을 닮았다. 경부고속도로와 명곡로, 그리고 하신기3길까지 3개의 도로가 마을을 에워싸고 있기 때문이다. 에워싼 도로뿐만 아니라 마을의 과거 역시 ‘아픔’과 ‘소외’의 역사다.

전체 면적 4만1천685㎡, 현재 283세대 486명이 사는 이곳은 6.25 전쟁이 끝난 지 4년 만에 들이닥친 태풍 ‘칼멘’ 때 피해민들이 이주해 정착한 ‘아픔’을 품은 마을이다. 당시 집중호우로 북부천 둑이 무너졌고, 민가 60호가 강물에 휩쓸렸다. 32명이 목숨을 잃었고, 결국 북부천 남쪽인 현재 위치에 대한민국 최초 집단 이주촌이 만들어졌다.

10년 후 1968년에는 경부고속도로가 만들어지며 이번에는 ‘소외’의 아픔과 직면해야 했다. 경부고속도로가 마을을 지나며 현재 양산고등학교가 위치한 희망마을과 신기마을을 갈라놓았기 때문이다.

그런 신기마을이 새 옷을 갈아입고 가장 살기 좋은 마을로 거듭나기 위한 걸음을 시작한다. ‘최초에서 최고로, 신기한 마을 고고씽’이라는 주제로 도시재생사업 첫 단추를 끼우고 있다. 지금까지도 1957년 이주 당시 세운 건물이 마을의 66%를 차지해 ‘1957년에서 시간이 멈춘 마을, 양산에서 가장 쇠퇴한 지역’이라고 설명하는 이 마을은 앞으로 ‘1957년의 아픔을 딛고 자연스럽게 담을 넘어 이웃과 공감으로 행복한 최고 참살이 마을’로 거듭날 계획이다.

↑↑ 도시재생 사업이 최종 확정된 가운데 신기마을은 예산 83억원을 들여 다양한 재생사업을 하게 됐다.
ⓒ 양산시민신문
이번 도시재생 사업은 면적 5만㎡ 내외 소규모 주거밀집지역에 공동이용시설, 주차장 등 기초적인 생활 인프라 구축과 생활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더불어 마을공동체를 회복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으로, 양산시는 이번 공모 선정으로 국비 50억원 등 총 83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구체적으로는 ‘고고씽 어울림센터’ 건축이 가장 핵심이다. 마을 공동체 시설로 1층에 판매 시설과 카페, 2층은 어르신 사랑방, 3층은 실내 생활체육시설, 4층은 홀몸 어르신 주거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특히 5~6층은 동원과학기술대학교 등 인근 지역 대학생을 위한 주거시설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소득 창출과 함께 마을에 젊은 활력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고고씽 어울림센터와 함께 태풍 ‘칼멘’의 아픔을 기억하는 공원과 마을 주차장 조성도 예정돼 있다.

마을 공간 정비 사업도 진행한다. 마을 입구 도로부터 정비를 시작해 ‘신기한 일곱빛깔 무지개길’ 조성과 노후주택 개량 등이다. 5억5천만원을 들여 경부고속도로 소음 방음벽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사업도 있다.

마을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익사업’도 다양하다. 앞서 언급한 어울림센터를 비롯해 마을 빈집을 활용, 임대 사업을 시작한다. 인근 산업단지 기업 등이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과 학생들이 모임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한다.

↑↑ 1957년 마을 조성 이후 오래된 골목의 모습을 마을 구석구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양산시민신문
된장, 고추장, 간장 등과 같은 주민이 직접 생산한 마을 대표 음식도 판매한다. 이러한 수익사업은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를 통해 이뤄지며, 협동조합 형태로 구성해 수익이 다시 마을 발전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했다. 동원과기대 산학협력단 도움으로 협동조합이 생산하는 상품들에 대해 기획하고, 양산시와 북부시장 협력으로 홍보와 판매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마을활동가 육성도 특징이다. 마을활동가를 바탕으로 주민이 직접 마을 축제를 기획하기도 한다. 지역 대학과 연계해 축제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축제를 통해 지역특화상품 개발과 관광상품 판매까지 이어지게 한다. 음력 3월 3일(삼짇날)에는 시낭송회와 농악, 진달래 화전 등을 준비해 마을에 봄을 알리는 마을 축제도 기획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사업은 신기마을 도시재생 시설운영위원회와 신기한 마을 고고씽 협동조합, 양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신기마을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추진한다. 발생한 수익금으로 마을축제 개최를 지원하고 다른 공동 사업 추진에도 사용한다. 이를 통해 단순 마을 재생을 넘어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는 마을을 조성하는 게 본 사업의 최종 목표다.

양산시 지역재생과는 “이번 공모를 위해 지난 1월에 도시재생사업의 핵심기관인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설립해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며 “향후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일권 양산시장 역시 “이번 공모 선정은 행정과 주민이 하나 된 열정과 소통으로 이루어낸 값진 성과”라며 “이번 공모 선정이 우리 시 도시재생사업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지역 발전 동력이 없어 주민들은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을 간절히 바라왔고, 지난 2월 조사단 현지 실사 때 이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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