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동 한 임대아파트 동대표 A 씨가 지난달 관리사무소에 지시해 아파트 미화원과 경비원들이 휴게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철거했다. 해당 공간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건물 2층 주민공동시설 구석에 지난해 초 임시로 마련한 공간이다. 지난 1년 동안 아파트 경비원 8명과 미화원 4명은 이곳을 휴식 장소로 이용해왔다.
그런데 지난달 동대표 회장 A 씨는 해당 공간은 주민공동시설인 만큼 회의실로 사용해야 한다며 미화원과 경비원들이 사용해선 안 된다며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휴게실을 허물고 지하에 간이 휴게실을 새로 만들었다. 간이 휴게실은 본래 창고로 쓰던 공간으로 지하 1층에 있다.
이에 현 동대표이자 전임 동대표 회장인 B 씨는 “A 씨가 휴게소를 없애라고 지시한 것은 동대표 권한을 넘어선 ‘갑질’”이라며 “정당한 절차도 없이 혼자 그런 결정을 하고 실행에 옮긴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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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지하 창고에 새로 만든 간이 휴게실 |
ⓒ 양산시민신문 |
특히 B 씨는 A 씨가 휴게실을 없앤 실제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휴게실은 B 씨가 주도해 만든 곳인데, 최근 A 씨와 B 씨는 동대표 회장 선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결국 B 씨에 반감을 품은 A 씨가 B 씨가 주도해 만든 휴게실을 없앴다는 주장이다.
관리사무소는 “결과적으로는 A 씨가 B 씨의 흔적을 지우려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며 “동대표회의에서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고 A 씨 지시에 따라 치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우리 아파트는 주민편의공간이라고는 그 회의실 하나밖에 없고, 원래 그 장소는 회의를 위한 주민시설이기 때문에 그 목적에 맞게 사용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A 씨는 “휴게실을 폐쇄하기 전에 관리소장과 이야기를 해서 경비원과 미화원들 휴게 공간을 경로당과 지하실에 따로 마련하게 한 것”이라며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휴게실을 철거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 씨는 또한 “B 씨가 이 문제를 확대하고 왜곡해서 동대표 간 갈등으로 퍼뜨리고 있는데 그런 게 아니다”며 “B 씨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아파트 자치단체 대표들을 무작위로 고발하면서 내부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