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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잇단 사건ㆍ사고 조현병 공포감 확산에 움츠러드는 환자들 ..
사회

잇단 사건ㆍ사고 조현병 공포감 확산에 움츠러드는 환자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9/06/11 09:17 수정 2019.06.11 09:17
진주 아파트 방화 흉기 사건 이어
양산지역 조현병 환자 역주행 사고

연이은 사고에 정신질환 거부감
정신질환 편견, 치료 거부로 이어져
증세 악화→사고 발생 ‘악순환’

“마음의 ‘병’, 편하게 병원에
다닐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야”

진주 아파트 방화 흉기 난동,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에 이어 고속도로 자동차 역주행 사고까지 조현병 관련 사건ㆍ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우리 이웃이었던 사람이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다

본인과 3살 자녀, 그리고 행복한 결혼을 꿈꾸던 예비신부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특히 역주행 사고 가해자가 조현병 환자였고, 양산시민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조현병 사건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조현병 환자가 관련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자칫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불필요한 경계심이나 거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포용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토론회까지 열었는데 이런 사고로 그런 노력이 물거품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정신질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의료진 등 관계자 모두가 지금까지 “정신질환은 기피하고 외면할 대상이 아니라 보듬고 안아줘서 치료해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이런 사고들로 그런 노력이 수포가 될까 염려한다.

유승윤 양산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역시 이번 역주행 사고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계심과 비난 여론이 높아질까 걱정이다. 정신질환은 사회로부터 거부당할수록 치료를 꺼리게 되고, 치료 기피는 결국 증상을 심각하게 만들어 사고를 일으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 센터장은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길거리에서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만나게 되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몸이 좀 불편하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거나 기피, 외면하는 일은 없지 않냐”고 말했다.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 역시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고 ‘치료’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수록 환자들은 자꾸만 안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지난달 23일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정신질환자 포용과 지원을 위한 출발이란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시 발제를 맡았던 김문근 대구대 사회복지과 교수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낙인은 환자 본인의 치료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진주 사건은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복지정책 실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현 체계 한계점을 규명하고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 센터장 역시 “지금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그동안 누적돼 있었고, 이런 사건으로 더 확대 해석되고 불안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런 편견과 선입견이 정신질환자들을 오히려 더욱 위축하게 만들고, 그런 위축이 치료 기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유 센터장은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약을 먹고 병원을 찾는 게 이상하지 않은 것처럼 마음의 병인 정신질환 역시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야 한다”며 “그런 사회 분위기는 결국 정신질환을 앓지 않는 사람들이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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