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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혼돈의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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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민주당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9/06/18 09:09 수정 2019.06.18 09:09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1년 전 푸른 바람이 불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붉은 물결을 잠재우고, 고착화한 정치상황을 뒤흔드는 반가운 태풍이었다. 그 태풍은 1년 만에 혼돈의 바람으로 바뀌었다. 양산에서 민주당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전국진)은 지난 11일 송 전 비서관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4천519만원을 선고했다.

송 전 비서관은 2010년 8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 골프장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급여 등 명목으로 2억9천2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송 전 비서관이 실제 시그너스CC 고문으로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골프장 고문으로 등재된 기간에 양산에서 19~20대 총선에 출마했고, 선거 기간 출마회견과 출정식, 출판기념회 등에 참석하는 등 실질적인 고문인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송 전 비서관은 민주당 내 총선 출마 1순위 후보다. 양산에서만 다섯 차례 도전했다. 민주당은 지난 1월 공석이던 지역위원장 공모를 진행했다. 이상열 경남도의원이 단독 입후보했지만 ‘위원장’이 아닌 ‘직무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이에 대해 별다른 설명도 없었다. 뒷말이 무성했다. 중앙당이 위원장 임명을 미루는 이유가 송인배 전 비서관을 위한 자리라는 것이다. 당시에도 송 전 비서관이 재판을 받고 있었지만, 결과에 따라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송 전 비서관이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관측이 많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송 전 비서관은 총선보다 재판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김일권 양산시장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을 앞둔 가운데 지역 법조계에서는 올해 안에 재판이 끝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유지될 경우 내년 총선과 함께 양산시장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민주당으로서는 초대형 악재의 연속이다.

양산 을 지역구 서형수 국회의원은 불출마설이 파다하다. 공개된 자리에서 본인이 직접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여러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 상황이어서 결국, 서 의원이 다시 출마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현재 상황에서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할 현역 의원 거취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여러 인물이 세평에 오르고 있다. 거론되는 사람이 벌써 10여명을 훌쩍 넘는다. 겉으로는 후보군이 풍성하다고 할 수 있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사실 이를 좋은 방향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략공천설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는 지역 인물 가운데 그만큼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사저가 있다는 상징성에다 양산이 무너지면 PK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낙동강 벨트 전체가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있어 중앙당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양산지역 총선 전략을 완전히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양산은 지역 출신이 아닌 후보에 대해 배타적인데, 소위 거물급이 아닌 어정쩡한(?) 인물이 전략공천을 받는다면 표심을 장담할 수가 없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미 후보군이 정리되는 분위기다. 갑 지역구에 윤영석 국회의원이, 을 지역구에 나동연 전 시장이 일찌감치 바닥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당내에서 사실상 두 후보에 도전할 만한 인물이 없는 상황이어서 입지도 탄탄하다.

윤영석 의원의 경우 최고위원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재선 의원으로 계파와 관계없이 당내 의원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원내대변인과 당대표 비서실장을 거쳐 수석대변인과 경남도당 위원장을 맡는 등 입지가 여전히 굳건하다.

양산 을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 역시 민선 5기와 6기를 거치며 지난 8년간 양산시정을 이끌어온 만큼 단단한 지지층과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일권 전 시장이 직을 잃을 경우에 대비해 내년 선거에 함께 나설 러닝메이트를 물색한다는 이야기도 들인다. 그만큼 준비가 앞서가고 있다.

양산 정치권은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챔피언과 도전자가 뒤바뀌었다. 민주당은 기세등등했고, 자유한국당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상황은 또다시 역전되고 있다. 여당에 된 민주당은 그야말로 혼돈에 빠졌고,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은 거센 반격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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