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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진보담론은 정말 ‘진보적’인가? ..
문화

한국사회의 진보담론은 정말 ‘진보적’인가?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9/06/25 09:59 수정 2019.06.25 09:59
■ 새로 나온 책
남종석 부경대학교 연구교수
‘더 나은 진보는 불가능할까’ 출판
진보적 자유주의 담론 등 비판

ⓒ 양산시민신문

부경대학교 경제사회연구소 연구교수이자 본지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남종석 교수가 ‘더 나은 진보는 불가능할까’(도서출판 두두)를 펴냈다. 

‘진보적 자유주의 담론 비판’과 ‘급진주의적 자유담론 비판’, ‘우리 시대 사회주의의 초상’ 등 3부로 구성한 이 책은 우리 사회 진보담론의 주류를 형성하는 ‘진보적 자유주의’와 그 밖의 다양한 급진주의에 대해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비판적 쟁점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쓴 글의 모음이다. 필자는 이런 비판을 통해 한국사회 다양한 급진주의자들이 서로 교통하고, 영향을 받으며, 공진화하기를 희망한다.

필자가 보기에 진보적 자유주의는 한국 진보의 큰 흐름을 형성하는 범민주계열의 중심 이데올로기다. 이는 미국 민주당 중도좌파의 이데올로기면서, 1980년대 이후 세계정세를 규정하는 중요한 정책 의제를 주도해왔다. 1990년대 유럽 사민주의 정당들의 현대화 역시 미국의 진보적 자유주의를 수용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책 전반부에 실린 글은 모두 이런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적 함의를 담고 있다.

한편, 급진주의적 진보담론에도 수많은 쟁점이 존재한다. 오늘날 마르크스주의는 수많은 급진주의 이념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다양한 급진주의자들과 이데올로기 경쟁의 장에서 자기 존재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책 후반부에 실린 글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마르크스주의와 가장 가까운, 혹은 경쟁하는 입장에 대한 쟁점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썼다.

1부 1장에서는 현재 한국사회가 말하는 진보적 자유주의란 사실은 신자유주의의 또 다른 얼굴일 뿐임을 밝히고, 2장에서는 한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은 ‘정의란 무엇인가’가 사실은 보수주의적 공화주의를 옹호하는 책이란 사실에 기대 한국의 진보가 어떻게 보수적 공화주의와 연결되고 있는지 밝힌다. 3장에서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책이 한국의 진보진영에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4장에서는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가 신자유주의적 국가모델을 옹호하면서 어떻게 그토록 반대해오던 박정희식 발전주의 국가와 연결되는지 살핀다.

2부 1장에서는 2015년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피케티의 책 ‘21세기 자본’을 통해 마르크스주의와의 생산적 대화 가능성을 탐색하고, 2장에서는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비판을 통해 철학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적 소유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급진적 제안의 한계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그리스 위기 이후 2015년 다수당이 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등장과 실패 과정을 통해 한국 진보진영이 얻어야 할 교훈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마지막 3부 1장에서는 진화론에 대한 탐색을 통해 통념과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과학적 태도로 진보를 바라봐야 함을 역설하고, 2장에서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역사학자 가운데 한 명인 에릭 홉스봄의 저작을 리뷰하며 그가 남긴 족적과 메시지를 확인한다. 필자는 이 글에서 마르크스주의가 여전히 우리 시대 주요한 비판이론임을 제기한다. 3장에서 필자는 가장 큰 애정과 존경의 마음을 보내는 노동운동활동가들에게 비판적 논평을 보낸다.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에서 정리해고, 구조조정, 노조 파괴 등 노동자운동 활동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절을 보냈는데, 강력한 대중투쟁을 조직하지 못할 때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취하는 투쟁방식은 어쩔 수 없이 고공농성, 분신, 단식과 같은 극단으로 흐르게 된다. 필자는 그와 같은 투쟁에 참여한 활동가들 헌신을 존경하면서도 그런 투쟁이 계속되는 현실은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개인적 숭고는 계급투쟁에 미달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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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종석 교수는?
학부에서 경제학을,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박사 학위는 경제학으로 받았다. 사회학은 다양한 사상과 이론을 공부하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경제학에서는 더욱 엄격한 정량적 분석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박사 졸업 이후 ‘한국 산업생태계의 공생적 발전’이라는 주제로 산업조직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레디앙’, ‘시사IN’, ‘국제신문’, ‘양산시민신문’ 등 지면에 다양한 주제의 경제칼럼을 쓰고 있다. 현재 부경대학교 경제사회연구소 연구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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