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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3년이라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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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라는 시간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9/07/09 09:52 수정 2019.07.09 09:52

 
↑↑ 홍성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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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분양한 ‘사송 더샵 데시앙’이 올해 부산ㆍ경남지역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을 1순위에서 마감했다. 최고 17.24대 1, 평균 8.5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송신도시에 처음 분양하는 브랜드 아파트로 사업 초기부터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는 양산과 부산생활권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입지 조건도 한몫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양산도시철도가 있다. 양산도시철도로 인해 그 가치가 높아졌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양산도시철도 개통이 계획보다 3년 늦어진다는 소식이다. 양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2021년 1월에서 2024년 1월로 개통 시기를 연기했다. 국토교통부 승인 등 행정절차가 늦어진 데다 2공구(사송신도시~양산시청 3.45km 구간) 시공사를 제때 선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 차례나 유찰되면서 지난 3월에야 겨우 대우건설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양산시는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양산도시철도 기본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과 관계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연다. 양산도시철도 연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양산시에 대한 거센 질타가 예상된다.

당장 사송 더샵 데시앙은 2021년 11월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상당 기간 교통 불편을 겪어야 한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사송신도시에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들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분양에 대형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사송신도시가 신도시로서 제 모습을 갖추는데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각종 상업시설 건설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사송신도시뿐만 아니라 양산도시철도가 지나는 중앙동과 삼성동 등 원도심 일대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상가와 주택 등 부동산 가격이 당분간 내림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산도시철도는 양산시 교통체계와 시민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핵심 시설이다. 계획대로 진행됐으면 두말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일은 이미 벌어졌다. 이제 할 수 있는 거라곤 또다시 연기하지 않고, 3년 안에 공사가 끝나기를 바라야 할 뿐이다.

양산시는 이를 전화위복(轉禍爲福) 기회로 삼아야 한다. 3년이라는 시간을 번(?) 만큼 양산도시철도 개통에 맞춰 여러 사업을 꼼꼼하게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양산도시철도 개통 이후 양산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에 걸맞은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도시철도가 개통하고서야 부랴부랴 역 주변에 주차장과 편의시설을 확보하겠다고 뒷북을 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양산도시철도 개통에 따른 인구 이동이나 대중교통 체계 변화 등도 2024년 시점에 맞춰 다시 정비해야 한다.

양산도시철도가 개통하면 원도심 역시 활성화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이른바 ‘역세권 효과’가 과거처럼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도시철도 1호선 개통 당시 이미 확인한 바 있다. 현재 양산에 있는 도시철도 역사 주변은 황량하기만 하다. 오히려 더 큰 상권에 빨려 들어가는 ‘빨대 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양산도시철도는 사송신도시를 비롯한 양산 원도심을 부산생활권으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사송신도시는 양산에 있어서가 아니라 부산생활권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지 않은가. 대도시 옆에 있는 중소도시 입장에서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양산시는 양산도시철도 주요 이용자 성향을 분석하고, 그에 맞은 역세권 개발 방향을 미리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바로 행정이 입버릇처럼 달고 있는 이른바 ‘선제 대응’이다. 

3년은 짧지 않은 시간이다. 뒷북 행정은 그만 봤으면 한다. 적어도 3년이라는 시간이 생긴 양산도시철도 사업에 대해서만큼은 말이다. 착실하게 준비해야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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