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렌스의 부산 공장 신축 소식에 지역 경제계는 뒷말이 무성하다. 코렌스는 양산상공회의소를 이끄는 조용국 회장이 일군 기업이다. 조 회장은 그동안 양산에 대해 큰 애정을 보여 왔다. 양산상의 회장직을 맡은 것도 그렇고, 지난해는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속까지 했다. 그런 조 회장이 양산이 아닌 부산에 공장을 신축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기업 이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부산공장 신축은 본사 이전과 무관하다. 코렌스는 본사 이전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한다. 다만, 일반 자동차 부품 생산을 중심으로 하던 코렌스가 전기자동차라는 신규 사업에 뛰어들면서 그 시작을 부산에서 하는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코렌스는 본사 이전 계획이 없다지만 지역경제계에서는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투자 금액이 무려 3천억원에 이르고 1천200여명의 인력을 채용하는 대형 공장을 양산이 아닌 부산시가 유치했다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해 온 양산시로서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기ㆍ수소연료 중심으로 옮겨가는 만큼 결국 코렌스도 향후에는 부산공장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지난 10여년 사이 굵직한 기업들이 양산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용 감지기(센서)를 생산하는 오토닉스는 1998년 양산공장을 신축해 부산에서 이전해 왔다. 하지만 16년만인 지난 2014년 부산으로 다시 본사를 옮겼다. 오토닉스는 2016년 기준 매출이 1천386억원에 이르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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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부산에 3천억원을 투자해 공장 신축을 결정한 코렌스 본사 전경. |
ⓒ 양산시민신문 |
(주)신기인터모빌 역시 마찬가지다. 2008년 양산시기업인대상에 2011년 일하기 좋은 기업에도 선정된 업체지만 2017년 본사를 부산 기장으로 옮겼다. 신기인터모빌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2015년 1억불 수출탑 수상에 이어 지난해 약 1천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동차 시트 히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주)광진윈텍과 부품을 생산하는 (주)세동, 금형ㆍ기계가공 전문업체인 세지솔루텍(주)(현 D.SYS)도 양산을 떠나 부산으로 회사를 옮겼다. 광진윈텍은 매출이 약 1천억원 규모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90%가 넘는다. 2017년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된 세동이나 세지솔루텍 역시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왔던 기업들이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후보 간 공방을 낳기도 했다. 2012년 창녕에 공장을 신축해 시설 일부를 이전했는데, 이에 대해 양산시가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당시 야권에서 제기한 것이다.
이처럼 코렌스를 비롯해 많은 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공장을 신축하자 양산시 기업 지원 정책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양산시 차원이 아닌 경남도 차원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산상공회의소는 “코렌스의 경우 부산시 부시장이 직접 조 회장을 만나 유치활동을 펼칠 정도로 공을 들였다”며 “오거돈 부산시장이 ‘한여름에 시민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코렌스 공장 유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역시인 부산시가 이정도로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는 상황에서는 기초지자체인 양산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며 “최소한 경남도 차원에서 지원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