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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현 편집국장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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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 중견기업 (주)코렌스가 부산 강서구에 전기자동차 부품 공장을 신축하기로 하면서 여러 뒷말이 나왔다. 투자 금액만 3천억원, 인력 1천200여명을 채용하는 대형 공장을 양산이 아닌 부산에 짓기로 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비단 코렌스뿐만 아니다. 그동안 양산에 둥지를 틀었던 굵직한 기업들이 양산을 떠났다. 산업용 감지기(센서) 국내 점유율 1위인 오토닉스가 2014년 부산으로 떠났다. 부산에서 양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지 16년 만에 다시 부산으로 옮긴 것이다. 양산기업인대상에 1억불 수출탑까지 받았던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주)신기인터모빌도 부산으로 이전했다.
이 밖에 자동차 시트 히터 전문업체인 (주)광진윈텍과 부품을 생산하는 (주)세동, 금형ㆍ기계가공 전문업체인 세지솔루텍(주)(현 D.SYS)도 양산을 떠나 부산으로 회사를 옮겼다. 넥센타이어는 2012년 창녕에 대규모 공장을 신설했다. 당시 지역 정치권에서 신축 공장 유치를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으나, 넥센타이어는 결국 양산이 아닌 창녕을 선택했다.
지역으로서는 서운하기도 하고, 뼈아픈 일이지만 기업을 탓할 수만은 없다. 기업은 철저히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집단이다. 양산에 남아있거나 공장을 신축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이익이 더 크다면 내쫓아도 버티고 있었을 것이다.
양산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해왔다. 공업용지 확충과 기업 경영에 필요한 자금 지원, 해외무역관 지사화사업, 전시ㆍ박람회 참가 지원 등을 비롯해 각종 인허가 관련 민원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담부서 신설, 기업인ㆍ근로자대상 도입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왔다.
그렇다면 양산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반반’이다. 객관적인 환경은 나쁘지 않지만, 기업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기업이 느끼는 만족도와 지자체 제도ㆍ환경을 조사한 ‘기업환경 우수지역 평가’를 살펴보면 양산시는 ‘기업 체감도’와 ‘경제활동 친화성’ 분석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기업 체감도는 규제 합리성과 행정 시스템, 행정 행태, 공무원 평가, 규제개선 의지 등 지역별 소재 기업의 지자체 규제 관련 행정 만족도를 설문조사한 것(주관적 만족도)이다. 경제활동 친화성은 공장 설립, 유통ㆍ물류, 창업 지원, 도시계획시설 등 16개 경제활동별로 분석한 것이다.
양산시는 평가를 처음 시작한 2014년부터 기업 체감도에서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다. 2014년 156위(B등급, 67.8점), 2015년 184위(B등급, 67.5점), 2016년 197위(C등급, 67.3점), 2017년 217위(C등급, 66.7점), 2018년 170위(B등급, 68.8점)였다.
반면, 경제활동 친화성은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4년 70위(B등급, 72.9점), 2015년 56위(A등급, 76.5점), 2016년 15위(S등급, 81.8점), 2017년 27위(S등급, 85.4점), 2018년 138위(S등급, 81.2점)에 올랐다.
결국, 기업을 경영하는 데 양산시가 가진 나쁘지 않은 혹은 꽤 괜찮은 외형적 조건을 볼 때 기업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지만, 행정이 그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산시가 추진하는 각종 기업 지원시책 역시 다른 지자체에서도 모두 시행하는 것들이다. 기업으로서는 특별한 이점이 없는 셈이다.
몇 년 전 웅상지역에 있던 공장을 울산 울주군으로 옮긴 한 기업인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공장 이전 이유에 대해 가장 먼저 공무원 태도를 지적했다. 처음에는 양산에서 확장ㆍ이전을 계획했다고 한다. 여러 안을 놓고 검토하던 중 문제에 부딪혔고, 행정에 이를 문의했다. 그 결과 양산시 공무원은 관련 법 조항으로 인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반대로 울주군 공무원은 같은 법 조항을 놓고 가능한 방법을 찾아줬다. 그것이 그가 오랜 기간 공장을 운영했던 양산을 떠난 이유다.
본지의 (주)코렌스 부산공장 설립 관련 기사에 한 댓글이 달렸다. 지인이 양산에 공장을 설립하려고 알아봤지만, 결국 김해에 설립했다는 내용이다. 왜 기업은 양산을 외면할까? 과연 어떤 도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일까? 양산시는 스스로 문제점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