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두 차례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는데 결국 27년 만에 재건축을 확정 지었다. 다만, 조건이 붙었다. 주 진입도로 인근에 보행자 안전시설을 보강하고 건물 디자인 역시 보다 입체감을 살려야 한다. 주차장과 아파트 건물 사이 간격도 넓혀야 한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각 가정으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조합은 이런 ‘조건’을 반영한 사업시행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사업시행인가 승인 후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승인받고, 이후 아파트 철거작업이 이뤄진다.
현재 계획으로는 (주)삼호가 시공을 맡게 된다. 삼호는 ‘e편한세상’ 브랜드를 가진 건설사다. 설계는 (주)아키포럼, 감정은 대한과 대화 두 곳이 맡는다.
단가는 3.3㎡당 420만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지하 3층 지상 25층 4개동 453세대다. 애초 82.5㎡(25평형), 102.3㎡(31평형) 두 가지 형태에서 89.2㎡(27평형)와 112.3㎡(34평형)까지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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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측 설명으로는 6.5 규모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와 함께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접목하고 주차장 공간도 여유 있게 하는 등 입주자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중앙광장과 잔디광장은 입주민 산책과 휴식처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커뮤니티센터 내 헬스장과 골프연습장, 어린이집, 북카페, 주민회의실 등 다양한 주민 편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박시흠 조합장은 “정말 27년 묵은 민원을 해결한 게 가장 기쁘다”며 “이번 승인까지 양산시 공동주택과 공무원들 정말 고생 많았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조합장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조합원들 뜻과 힘을 모아 최대한 빨리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며 “앞으로도 조합원들의 많은 협조와 도움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범어그린피아 아파트는 지난 1992년 양산시가 근로자복지아파트 용도로 건설했다. 입주 직후부터 하자가 발생했지만 시공사(창조종합건설)가 부도나면서 문제 해결이 어려웠다.
시행사인 양산시가 재건축을 위해 보증회사를 상대로 100억원 규모 부실시공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2002년 6억5천만원 배상 판결로 종결, 재건축은 물거품이 됐다.
이후 입주민들이 양산시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기나긴 갈등 끝에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조건부 재건축’ 승인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