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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원도심 지반침하, 결국 지하수 유출이 원인이었다..
사회

원도심 지반침하, 결국 지하수 유출이 원인이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9/09/10 09:25 수정 2019.09.10 09:25
■ 지반침하 원인 학술용역 중간보고회
지반 조사, 지하수 민감한 ‘하상퇴적토’
“아파트 지하수 유출이 영향 미친 듯”
도시철도 공사 영향력은 가능성 낮아
용역팀, 오는 11월 최종 결과 발표 예정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가 지반 침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양산시가 원도심 지반침하 문제 원인을 분석 중인 가운데 연구진에서 용역 중간보고를 진행했다. (사)대한토목학회 부산ㆍ울산ㆍ경남지회(이하 토목학회)는 지난달 20일 양산시 관련 부서 공무원을 상대로 ‘양산시 북부동 일원 도로침하 원인 및 보강대책 수립을 위한 학술용역 중간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서 토목학회는 현재까지 조사 결과 주상복합아파트(이하 아파트) 공사로 유출된 지하수가 지반침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토목학회는 원도심 일대 지반이 모래와 자갈을 중심으로 하는 ‘하상퇴적토’라고 진단했다. 조사를 수행 중인 임종철 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곳은 오래전 하천 지류가 흐르던 곳이어서 하상퇴적토 지반이 형성됐고, 이 경우 지하수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다만, 지반 형성이 오래돼 자연침하는 완료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외부 요인 없이 지반이 침하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임 교수에 따르면 하상퇴적토는 주로 모래와 자갈 등으로 이뤄져 투수율(透水率)이 높다. 이 때문에 지하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파트 공사 때 유출된 지하수가 원도심 일대 지하수위에 영향을 줬다는 증거는 종합운동장 지하수 관측기 계측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 4월 원도심 일대에 광범위하게 진행된 지반침하로 인해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는 가운데 양산시가 원인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지반침하로 인해 건물 바닥이 내려앉은 양산시청 제2청사.
ⓒ 양산시민신문

임 교수는 “아파트 지하수위와 종합운동장에 설치한 지하수 관측기가 측정한 수위가 사실상 같은 변동량을 보인다”며 “아파트 공사가 지반 침하에 큰 영향을 미쳤고, 하상퇴적토라서 그 피해 범위가 넓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반 침하량을 측량 중이라는 임 교수는 “육안으로 점검했을 때 (아파트) 공사장 인근 건물이나 전화국의 경우 현장 쪽으로 밀려온 흔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굴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문제”라고 말했다. 아파트 공사가 지반침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또 다른 증거인 셈이다. 인근 주택의 대문이 완전히 찌그러진 점도 거론하며 “지반 침하가 현저하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모든 건물의 기울어짐이나 금이 이번 지반침하 이후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어떤 건물의 경우 공사 이전부터 기울어져 있었다는 주민 증언이 있다”며 “이는 하상퇴적토인 지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기초 공사를 부실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양산도시철도 공사에 따른 지반침하 가능성은 낮게 봤다. 도시철도 공사에 사용되는 RCD 공법은 지하수위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지반침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용역팀은 북부동 일대 35만㎡에 10곳의 지하수위 계측기와 층별 침하계를 설치해 지반 침하 원인을 조사 중이다. 최종 결과는 오는 11월께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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