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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현 편집국장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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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청 홈페이지가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언제 있었던가 싶다. ‘자유게시판’과 ‘칭찬합시다’란은 원동면행정복지센터 직원에 대한 비난으로 들끓고 있다. 이는 직원 개인을 넘어 원동면행정복지센터와 양산시에 대한 비난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건 요지는 이렇다. 어머니 장례를 치른 김아무개 씨가 지난 1일 사망신고를 위해 이른 아침 원동면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다. 민원접수대에 앉아 있던 여직원에게 사망신고를 하러 왔다고 하자 업무에 대해 잘 모르는지, 뒤에 있던 남직원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해당 직원이 “아침부터 사망신고”라며 함께 웃었다는 것이다. 기분이 상한 김 씨는 아침에 사망신고를 하면 안 되느냐, 왜 웃으면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따지자 자신들은 담당자가 아니라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한다. 이후 김 씨는 양산시청 민원실에 부적절한 언행을 한 직원에 대한 감사 민원을 청구했다.
지난 5일 서울신문 보도로 알려진 이 사건은 주요 포털사이트 메인 뉴스에까지 오르면서 일파만파로 퍼졌고, 양산시청 게시판을 비롯한 기사를 게재한 포털사이트 댓글 창에는 1천300여개가 넘은 비난 글이 폭주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김 씨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것도 슬픈데 이러한 일들을 겪었다는 사실 자체가 분하고 억울하다. 제가 납득할 만한 수준의 처벌을 받으면 좋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산시는 해당 직원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적절한 처벌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여론의 뭇매가 쏟아지고 있다. ‘양산시에서는 사망신고를 언제 해야 하느냐’는 조롱부터 직원 교육에 대한 지적, 양산시 공무원 태도가 전반적으로 불친절하다는 불만까지 제기하고 있다.
원동면행정복지센터는 당시 민원실에 있던 여직원은 정직원이 아니었고, 남직원은 임용 2년이 안 된 9급으로 담당자가 없어 대신 일을 봐주고 있었는데 민원인을 불쾌하게 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즉, 아직 업무에 미숙한 신입 직원의 실수라는 뜻인데, 보도가 나간 첫날 원동면행정복지센터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
사실 양산시 입장에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업무 미숙이라거나 담당자가 아니라는 해명도 비난만 더욱 부추기는 꼴이다. 민원 업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고, 그사이에는 상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즉, 민원인 응대의 기본은 공감(共感) 능력이고, 업무 숙련도는 그다음이다. 이번 사건은 어머니를 잃은 민원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전혀 없었던 것에 대한 분노가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한 것이다.
개인의 잘못이라고는 하지만 양산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사회 민원인 응대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근 대도시에서 전입해온 시민이 한목소리로 지적하는 것이 바로 양산시 공무원의 태도가 불친절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산시는 지난 5~6일 올해 제2회 경남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최종 합격한 신규 임용 예정 공무원 82명을 대상으로 현장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신규 공무원들이 임용 전에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과 역할을 이해하고, 양산시 주요 시설과 사업장을 돌아보며, 공직생활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특히, 강호동 부시장은 젊은 세대 관심사에 맞춘 공직자의 기본자세를 강조했다고 한다.
양산시는 신규 공무원들을 이달 중순부터 임용해 업무에 투입할 예정이다. 곧 새내기 공무원이 될 임용 예정자들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자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