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가 주최하고, NPO법기도자(이사장 신한균)가 주관한 심포지엄은 ‘묻혀있는 법기도자의 美’라는 주제로, 사적 100호인 법기리 요지가 지닌 역사ㆍ문화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전문가 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했다.
타니 아키라 일본 교토 노무라미술관장이 첫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고려다완(조선사발)의 산지와 생산 시기’를 발표하며 법기리 요지 발굴 당위성에 관해 설명했다. 특히, 그가 제시한 종래요 시기(1500~1570년)와 차용요 시기(1570~1640년), 왜관요 시기(1640 ~1700년) 등 조선 찻사발 생산 시기에 대한 가설은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가운데 법기리 가마는 주로 차용요 시기에 생산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왜관 설치 이후에도 꾸준히 대일 수출 도자기 생산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어 일본 차(茶)문화 연구자인 박민정 박사는 ‘일본 다도에서 조선 찻사발이 명물이 된 철학적 배경’을 발표했다. 겉으로 드러난 조선 찻사발이라는 실체 이면에 어떤 철학적 뒷받침이 있는지, 또 그 중심에 이라보다완(伊羅保茶碗)이라는 법기리 생산 사발이 ‘소소우(麁相)의 철학사상’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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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법기리 요지의 역사적 의의나 정체성뿐만 아니라 조선 찻사발의 긍정적 의미와 더불어 한국과 일본의 도자기 교류사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신한균 NPO법기도자 이사장은 ‘국가 사적 100호 양산 법기리 요지의 연구 성과에 대하여’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앞서 두 명의 발표자가 한발 물러선 관점에서 바라본 법기리 생산 도자기의 중요성을 객관적 시각에서 이야기했다면, 신 이사장은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우리 스스로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으로 그 위상을 확립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 주문 도자기의 사금파리를 볼 수 있는 곳은 법기리가 유일하고, 한일 도자 역사의 수수께끼를 풀 열쇠이기에 하루빨리, 또한 제대로 법기리 요지의 발굴ㆍ복원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사적 100호 법기리 요지 문화예술제’라는 축제 형식으로 진행해 학술대회뿐만 아니라 법기리 요지 관련 사진과 사금파리(도편) 전시, 도예동아리 작품 전시, 다례 시연, 찻자리 나눔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법기리 요지의 중요성과 고려다완의 아름다움을 함께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한균 이사장은 “NPO법기도자는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일본에서 법기리 요지의 중요성과 한국 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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