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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남양매직, 필요할 때만 잘 떨어지는 페트병 라벨지 개발..
경제

남양매직, 필요할 때만 잘 떨어지는 페트병 라벨지 개발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9/11/19 09:38 수정 2019.11.19 09:38
‘발명기업’ 별명답게 신기술 개발
유통 땐 ‘단단’, 재활용 땐 ‘헐렁’
풍력 99%ㆍ비중분리 100% 성공

접합 형태ㆍ2종 접착제가 핵심
접착제도 국내산, 수입대체 효과

재활용에 대해 ‘나름 좀 안다’ 싶은 사람이라면 페트병을 재활용할 때 상품표시지(라벨)를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품표시지가 생각보다 잘 떨어지지 않아 불편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 양산시민신문


최근 ‘발명기업’으로 유명한 남양매직(대표 안형배)이 이러한 불편을 줄여주는 친환경 페트(Pet)병 상품표시지를 개발했다. 상품표시지가 유통 과정에서는 잘 떨어지지 않고, 재활용 처리할 때는 쉽게 뜯어지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이번 기술 개발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취지와도 맞아떨어진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올해 4월부터 포장재 재질과 구조 기준을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으로 구분했다. 또한 일반 접착제를 사용한 상품표시지 부착을 원천 금지했다. 이는 EPR(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Exten ded Producer Responsibility) 의무대상자들이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EPR 의무대상자는 사용 포장재가 ‘최우수’ 등급일 경우 인센티브를 받지만 ‘어려움’ 등급일 경우 반대로 30% 할증 부담금을 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양매직은 재활용 때 100% 떨어지는 상품표시지를 개발해 특허등록까지 마쳤다. 남양매직 상품표시지는 환경부가 정한 ‘최우수’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2SELA(Two Safety Eco Labeling System) 수준이다.

안형배 대표는 “최우수 등급에 맞는 시스템 개발을 위해 오랜 시간 연구를 거듭했다”며 “소비자가 라벨을 분리하기 쉽게 하고, 재활용 업체에서 사용하는 풍력선별기, 비중분리기에서도 빠른 시간, 적은 비용으로 분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유럽 기준으로 재활용 때 60~80℃ 사이에서 상품표시지가 분리되면 최우수 등급인데, 이번 상품표시지는 유통 과정에서는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50℃에서 비중분리된다는 게 장점이다. 상품표시지를 물에 넣어(비중분리) 뗄 때 첨가하는 가성소다 용량도 1/4로 줄였다. 이 자체만으로도 친환경이다.

기존 페트병에서도 라벨만 바꾸면 돼

기술 개발 핵심은 상품표시지를 부착하는 모양과 접착제를 2종류로 사용하는 것이다. 페트병과 접촉하는 부분에는 50℃ 이하에서 분리되는 접착제를 극소량(면적의 0.3% 미만) 사용하고, 상품표시지끼리 접착하는 부분은 기존 접착제를 소량 바르는 방식이다. 남양매직 자체 실험 결과 풍력선별기는 99%, 50℃ 비중 분리에서는 100%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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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페트병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상품표시지 부착 방식만 바꾸면 돼 생산설비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남양매직은 “현재 서울 아리수나 부산 순수 등 병에 담은 관공서 수돗물과 막걸리, 소주 페트병은 기존 용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라벨 부착 방식만 교체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외국산을 써 온 접착제도 국내 제품으로 바꿨다.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외국산 접착제를 사용해야 했지만, 이번 기술에 사용하는 접착제는 국내 업체에 요청해 개발했다고 한다. 접착제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유럽과 일본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앞으로 기술 개발로 그냥 물에서도 분리가 쉽게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업계가 정부 친환경 정책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정공업지역에 있는 남양매직은 1979년 창업해 우수 중소기업과 철탑산업훈장, 대통령 산업훈장 등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작고한 안영남 초대 회장은 일명 발명 기업인으로 이름을 떨칠 정도로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쏟은 인물이다. 실제 고인이 개발한 발명품만 50여개에 이르며, 회사가 가진 의장과 실용신안 등은 250개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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