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비평에세이 등 전방위적인 글쓰기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김순아 작가가 인문 철학 에세이집 ‘인문학 데이트’(북랜드)를 펴냈다.
인문학 데이트는 작가가 여러 텍스트를 통해 만난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유수한 인문학자와 사상가, 철학자들의 사상과 다양한 사유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깨달은 바를 담은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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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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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에서부터 칸트와 헤겔, 니체 등 근대 철학자, 베르그송과 벤야민, 비트겐슈타인, 푸코, 데리다, 들뢰즈와 같은 현대 혹은 (탈)현대의 철학 사상가에 이르기까지 그들에 대한 인문 철학적 논의가 우리 일상과 세상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하고, 성찰한 고민을 담은 39편의 글을 5부로 나눠 수록했다.
특히, 인문ㆍ철학사 흐름을 한눈에 살피는 자료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해, 시대 흐름에 따라 주요 학자들의 논의를 배열하고, 그 논의의 사례를 우리 일상적 삶에서 찾아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했다.
1부에서 4부까지는 학자들이 고민한 주요 화두가 무엇이고, 또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지, 학자들의 논의를 요약하면서 그것을 우리 일상과 접목해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며, 5부에서는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우리 문제를 돌아보는 차원에서 작가의 생각 위주로 기술했다.
인문학 홍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잘 모르는 인문 철학사의 개괄적인 흐름과 여러 학자의 다양한 논의와 메시지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문체로 담아 써 내려간 한 편, 한 편이 훌륭한 에세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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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머리말을 통해 “과연 어떻게 살아야 나답게 사는 것인지. 인문 철학서를 뒤적이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학과 학문 사이를 오가며 눈에 들어온 ‘존재’, ‘인식’, ‘윤리’, 이 용어들은 나를 오래 고민하게 했다. 결국 주체성 문제와 관련되기 때문이었다. 나는 책을 통해 독자들을 부르는 학자들의 초대에 기꺼이 응함으로써 그들이 건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내 사유의 폭을 넓히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작가는 2001년 ‘한국문인’에 시, 2017년 ‘시와 사상’에 평론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푸른 파도에게’(시집, 2004), ‘기억 저편의 풍경’(수필집, 2005), ‘겹무늬 조각보’(시집, 2012), ‘젠더와 문화’(비평에세이, 2015), ‘슬픈 늑대’(시집, 2016), ‘우리, 유쾌한 호통의 방식들’(비평에세이, 2016)이 있다. 논문집으로는 ‘현대 여성시에 나타난 몸의 시학연구‘(2014), ‘현대 여성주의 시로 본 몸의 미학’(2016)이 있다. 현재 동서대학교 초빙교수로 있으며, 지난해 경남예총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