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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옆 동네 가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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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동네 가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9/12/17 09:15 수정 2019.12.17 09:15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양산시는 원도심과 신도시의 도시기반시설 격차가 극명하다. 물금신도시를 중심으로 최근 10여년간 급속히 발전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나타난 간극이다. 양산시가 원도심에 각종 정책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미 벌어진 차이를 극복하기는 역부족이다. 여기에 따른 원도심 주민 불만은 크다. 잘 갖춰진 도시기반시설은 삶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신도시에 비해 원도심(서부양산) 주민의 불만이 적은 분야도 있다. 바로 대중교통이다. 양산은 지리적으로 생활권이 남과 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양산을 관통하는 중심 도로인 국도35호선 역시 남과 북을 잇는다. 결국, 국도35호선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았고, 당연히 버스노선이 이 도로를 따라 집중됐다. 그리고 충분하지는 않지만, 여기에 익숙해진 이유인지 원도심 주민은 대중교통에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물론, 지나치게 긴 배차 간격이나 난폭운전 등에 대한 불만은 있겠으나, 버스노선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신도시 주민은 대중교통 전반에 대해 엄청난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대도시권에서 생활하다 양산으로 이사 한 경우 그 불만은 매우 크다. 집을 나와 조금만 걸으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어디든 갈 수 있었던 사람들이 버스 배차 시간표를 챙겨봐야 하고, 어떤 경우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버스를 타도 끝난 것이 아니다. 짧은 거리를 가는데, 시간은 너무 오래 걸린다. 버스가 여기저기 다 들렀다 가기 때문이다. 자차로 5~10분이면 갈 거리를 버스를 타면 1시간 이상씩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효율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물금신도시는 사실상 자차 없이 생활하기 불가능한 곳이다.

정의당 양산시지역위원회(위원장 권현우)가 10월 31일부터 11월 25일까지 26일간 진행한 ‘양산시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 및 노선 개혁을 위한 서명운동’에 많은 시민이 관심을 보였다. 정의당은 애초 목표로 했던 2천명을 훌쩍 넘는 2천527명(온라인 422명, 오프라인 2천105명)의 서명을 받았다.

정의당이 접수한 몇 가지 불만 사례를 살펴보면 시민이 생각하는 버스노선에 대한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을버스를 적극적으로 노선을 짜 주시고, 큰 버스(시내버스)는 빙빙 돌지 않게 해주세요. 아파트마다 서는 시내버스는 마을버스지요. 시립도서관에 가는 길이 그리 빙빙 돌 줄 몰랐네요”, “인구가 늘어난 만큼 버스노선도 다양해져야 하며, 시간도 단축해야 많은 사람이 버스를 이용할 겁니다”, “정말 양산시내보다 부산이 더 가기 편리합니다. 부산 또는 울산으로 가는 대중교통은 배차 간격과 막차 시간이 편리하지만, 양산시내는 자차가 없으면 볼일 보러 나가는 것조차 힘듭니다‘, “자차가 없는 사람입니다. 신기동에서 증산CGV라도 가려면 다른 버스 환승도 없이 거의 1시간입니다. 택시나 승용차를 이용하면 20분 정도입니다”

정의당에 따르면 지나친 굴곡ㆍ중복으로 대중교통 이용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이 많았다. 특히, 부산이나 울산을 잇는 노선보다 오히려 시내 이동을 위한 노선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수도권에서 생활했던 양산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경우 양산은 ‘버스 체계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까지 낼 정도다.

현재 버스노선은 지난 2016년 3월 대대적인 개편의 결과물이다. 2014년 6월 (사)대한교통학회에 의뢰해 2년에 가까운 용역을 거친 결과였지만, 곧바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폭주했다. 이후 양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용역 자체가 ‘시민 편의’보다 ‘재정감축’이 우선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중교통은 도시 발전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양산시는 내년 대중교통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한다. 시민 의견과 생활방식을 충분히 반영해 지역 실정에 맞는 버스노선 체계를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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