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홍성현 편집국장 |
ⓒ 양산시민신문 |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양산시는 지난 8일 예정이었던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를 시작으로 이달 중 개최 예정이었던 ‘제6회 양산시장배 전국우수중학 야구대회’와 ‘제51회 양산시와 함께하는 부산MBC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를 취소했다. 양산시시설관리공단도 오는 22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김현철의 유쾌한 오케스트라’ 공연을 취소하고 예매 관객을 대상으로 환불에 나섰다. 이 밖에 민간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도 열리기 어려워 보인다. 당장 지역별 봄축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일상을 바꾸고 있다. 조심은 해야 하지만 너무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에도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평소 북적이던 도심 번화가는 활기를 잃었고 지역경제를 넘어 국가경제마저 휘청일 위기에 처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확진자가 있었는지,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됐을 정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블랙홀은 예년 같았으면 모든 사람의 관심을 집중하게 했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라는 대형 이슈마저 삼키고 있다.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보들의 다양한 정책 제시와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양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을 선거구에 ‘김두관’이라는 중량급 정치인을 전략공천했고, 갑 선거구 출마 의사를 밝힌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제18호 인재영입 인사로 발표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지만, 평소와 같은 효과를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여야를 막론하고 발 빠른 출마 예정자들은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활동에 나섰지만,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아침 출근길 인사부터 시작해서 유권자가 많이 모이는 장소나 행사장을 돌며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라 각 정당이 대면 선거운동 자제령을 내리면서 선거운동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분위기가 경색돼 유권자들이 접촉을 꺼리면서 정치신인들은 다급한 상황이다. 선거 이슈가 떠오르지 않는 데다 적극적인 선거운동도 힘든 상황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정치신인들은 자신을 알릴 기회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현역이나 중량급 인사들은 ‘이름값 프리미엄’을 안고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주요 선거운동 무대가 SNS로 이동하고, 후보들은 개별접촉을 통한 방법으로 얼굴 알리기와 지지세 확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로 인해 불법ㆍ탈법 선거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효과를 보려면 조금은 자극적이어야 하고, 개별접촉식 선거운동은 공개된 장소에서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유권자나 후보자 모두 소위 ‘돈 선거’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각종 선거 때마다 요구하는 정책 선거가 이번에도 실종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예비후보들이 공약 발표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양산시가 직면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장기적인 지역 발전을 위한 방안 제시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놓고 벌이는 공방만 되풀이하거나 당장 유권자 관심을 끌 수 있는 단기 공약만 남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유권자 관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쏠린 사이 후보나 공약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투표하는 ‘깜깜이 선거’ 혹은 ‘그들만의 선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