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는 가장 큰 규모 봄 축제인 원동매화축제를 사실상 취소했다. 공식적으로는 취소가 아닌 ‘축소’라고 발표했지만 개ㆍ폐막식을 비롯한 대부분 공연을 취소했다. 원동매화축제추진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전염 방지와 시민 안전을 우선 고려하는 한편, 시정 최고 가치가 시민 건강에 있다는 것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매화축제뿐만 아니다. 고로쇠, 미나리 축제도 사실상 취소했다. 양산시는 “개막식이나 폐막식 등 행사는 하지 않지만 축제장을 찾을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이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며 “특히, 매화축제를 예정했던 7일과 8일에는 주차 안내요원도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역 농가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관광객 발걸음이 뚝 끊어진 상황에서 축제마저 축소 또는 취소하면서 농가들은 한숨만 내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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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예년 같으면 주말 나들이를 겸해 나온 손님으로 북적였을 원동 미나리 판매장에 발길이 뚝 끊겼다. ⓒ 양산시민신문 |
몇몇 관광객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주말을 맞아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이다.
남편과 나들이 나온 김예진(50, 부산 북구) 씨는 “매년 미나리축제 때면 부부동반으로 친구들과 이곳에 와서 고기도 먹고, 미나리도 사가고 그랬다”며 “올해는 친구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나들이를 꺼려 우리 부부만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해에 사는 박찬영(55) 씨도 “친구가 여기서 농사를 짓고 있어 거의 해마다 놀러 온다”라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축제도 취소되고 손님이 없다기에 조금 일찍 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찍 와서 그런 것 같긴 한데 이렇게 사람이 없을 줄은 몰랐다”며 “여기 와보니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미나리작목반 배치성(52) 씨는 “예년과 비교하자면 (손님이) 10%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아직 손님이 본격적으로 밀려들 시기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1/10으로 줄어든 건 맞다”며 “이런 상황에 매화축제까지 축소한다고 하니 정말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달 본격 출하 시기가 되면 손님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축제는 없더라도 꽃이 피기 시작하면 관광객이 늘고, 무엇보다 코로나19의 확산세도 잦아들지 않겠냐는 기대 때문이다.
임정섭 양산시의원(민주, 물금ㆍ원동)은 “손님이 예년보다 적은 건 분명하지만 아직 시기가 일러서 그런 측면도 있다”며 “이달 말부터 본격 출하를 시작하면 지금보다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고 축제 취소로 미나리 농가들 피해가 클 경우 양산시에서 미나리를 일부 구매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