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에 지난 19일 의식을 잃은 중국인 환자가 이송돼 왔다. 병원측은 코로나19 환자일 수 있다는 판단에 오후 6시께 일시적으로 폐쇄 조처했다. 다행히 해당 중국인 환자는 이후 코로나19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응급실 폐쇄 당시 40대 남성 A 씨가 갑작스러운 흉통으로 응급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A 씨는 이날 오후 4시께 경북 포항의 한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해야 하는 ‘급성 대동맥 박리 1형’을 진단받았다. 당시 대구와 경북 지역 대형 병원 응급실은 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 폐쇄 상태여서 A 씨는 양산부산대병원까지 오게 됐다.
급성 대동맥 박리 1형 경우 흉부외과 대표 응급 상황으로 수술을 즉시 하지 못할 경우 대동맥 파열로 사망에 이르거나, 주요 장기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수술 시간이 지체될수록 위험성이 커지며,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 대부분 2일 이내 사망한다는 게 양산부산대병원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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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또한 이날 오후 5시 30분경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응급실 폐쇄로 사실상 의료조처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부산대병원은 A 씨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고, 해외여행 이력도 없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환자는 아니라고 판단, 응급실을 대신해 중환자실로 입원시켜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내원 30분 만에 응급수술을 받은 A 씨는 현재 회복 중이다.
수술을 집도한 이치훈ㆍ주민호 흉부외과 교수는 “A 씨 경우 상행 대동맥 침범과 하행 대동맥 박리까지 일어나 다리로 가는 혈류가 차단된 상태였다”며 “이미 하지 마비가 일어나 수술이 늦어질 경우 대동맥 박리 자체에 의한 사망 가능성뿐만 아니라 하지 절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김대성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경남 권역응급의료센터로서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적절한 처치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 사례 역시 지역사회에 발생한 중증 응급환자로서 당연한 대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