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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현 편집국장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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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사마다 ‘팩트 체크’(Fact Check)라는 코너가 있다. 말 그대로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조작된 정보가 그럴 듯하게 포장돼 널리 퍼지고 있다는 얘기다. 진실이 아니라 누군가가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할 의도 혹은 단순한 재미로 조작한 정보가 뉴스라는 이름으로 유통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짜뉴스’는 뉴스 형태를 띠면서 정치ㆍ경제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수용자를 기만하는 정보다.
사실 가짜뉴스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친숙해진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그렇지 가짜뉴스는 인류가 언어와 문자를 사용한 이래 인류 역사와 함께해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러나 ‘가짜뉴스의 고고학’(저자 최은창)이라는 책에 따르면 뉴스에서 팩트를 확인하고, 전문적으로 이 역할을 하는 ‘팩트 체커’(Fact Checker)가 등장한 것은 1923년이라고 한다. ‘타임’ 매거진 창립자 비서였던 낸시 포드가 팩트를 체크했다. 그는 뉴욕시 공공도서관에서 기사와 관련한 자료를 찾아 일일이 대조했다. 이는 1920년대에도 여전히 가짜뉴스가 상당히 일상적으로 유통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치ㆍ사회ㆍ경제적으로 폭발력 있는 사건이 터지면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이 가운데 가짜뉴스도 적지 않다. 특히,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사회관계망)와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뉴스 유통 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동시에 가짜뉴스 확산에 불을 붙였다. 이들은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보다는 수익 창출을 위해 정파성을 띤 일방적인 관점과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데도 거리낌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언론 보도 내용이나 형태를 적절히 섞거나 공신력이 있어 보이는 출처를 삽입하면 정보 수용자는 별다른 비판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일반 시민이 뉴스를 하나하나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정말 피곤한 일이다.
최근 잦아들 것으로 보였던 코로나19 사태 상황이 급변해 대구ㆍ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 현실화하고, 정부가 23일 감염병 위기 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덩달아 가짜뉴스도 판을 치고 있다.
실제 지난 18일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대구ㆍ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전날 SNS와 메신저를 중심으로 백화점과 마트, 일식집, 헬스장 등을 거쳤다는 47번째 확진자 동선이 빠르게 퍼지기도 했고,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하고 신천지 예배 등 활동을 하며 슈퍼 전파자로 공분을 사고 있는 31번 확진자라는 한 중년 여성의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두가 가짜뉴스로 확인됐다. 급기야 대구경찰청은 코로나19 관련 문의와 신고가 급증하자 지난 19일부터 온라인 공간에 떠도는 소문의 사실 여부 확인에 나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자체 팩트 체크에 나선 것이다. 각 언론매체 역시 팩트 체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양산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양산시민도 관련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유독 양산지역 확진자 동선 공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늦어지면서 양산시민 불안과 불만이 극에 달했다. 경남도 홈페이지는 마비됐고, 양산시보건소 등에도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런 상황에서 양산시는 시민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공개와 함께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앞서 몇 차례 의심환자 발생 때 정보공개 여부와 범위를 놓고 부서 간 엇박자를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시민의 불안감을 가중하는 결과만 불러올 뿐이다. 실제 지난 24일 양산 2번째 확진자가 나왔을 때도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가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격히 퍼지기도 했다.
양산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양산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세운 일련의 대책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점검해야 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시민은 행동수칙을 숙지해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이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세력 역시 그 의도를 거두기를 바란다. 지금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