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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전염병에 지반침하까지… 원도심 상권 ‘초토화’ 우려..
사회

전염병에 지반침하까지… 원도심 상권 ‘초토화’ 우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20/03/10 09:34 수정 2020.03.10 09:34
가뜩이나 침체한 중앙동 삼일로 일대
코로나19 이어 지반침하 ‘악재’까지

아파트 공사장 물빼기 작업 탓으로
인근 도로 주저앉아 차량 통행 불가
보수 공사에만 한 달 이상 걸릴 듯

“돈벌이에만 급급한 공사업체와
양산시 늑장 대처가 사고 만들어”

중앙동 원도심 상권에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신도시 개발에 따른 장기 침체 속에서도 열심히 땀 흘리며 가게를 지탱해 왔는데, 최근 전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가 들이닥쳤다. 듣도 보도 못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방법도 찾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땅이 내려앉았다. 그것도 중앙동 가장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옛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땅이 폭삭 주저앉았다. 상인들로선 상상하지 못한 악재들이 연거푸 들이닥치면서 한 올의 희망마저 꺼져가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옛 시외버스터미널 자리 바로 앞 도로가 내려앉았다. 현장 바로 옆에 건설 중인 44층 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공사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지반침하 직후 삼일로 일대 차량 통행은 금지됐고, 노선버스도 우회하고 있다.

아파트공사를 맡고 있던 금호 리첸시아측은 일주일 안으로 복구를 완료하고 차량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보수공사 이후 주변 땅이 솟아오르거나 건물 벽체가 떨어지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결국 공사는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예정이다.

공사가 길어진다는 소식에 인근 상인들은 망연자실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내가 이곳에서 장사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올해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솔직히 금호(리첸시아)는 정말 욕이라도 해주고 싶을 정도”라고 분노했다.

ⓒ 양산시민신문

A 씨가 금호 리첸시아측에 특히 분노하는 이유는 지난해 이미 원도심 일대 광범위하게 발생한 지반침하 원인으로 지목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때 이미 금호 때문에 지반침하가 생겼다는 걸 다들 알고 있는데 어떻게 또다시 같은 일을 저질러서 이 모양을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돈 벌 생각만 하고 주변 안전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양산남부시장 상인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B 씨는 “신도시 개발 이후로 중앙동은 삼일로와 남부시장 인근을 빼면 사실 상권이라 말할 것도 없다”며 “그런데 삼일로에 차가 다닐 수 없는 상황이니 더 말할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언제 끝날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이제 불안해서라도 손님들이 여기로 올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양산시가 지난해 지반침하 이후 원인 분석을 끝낸 것으로 아는데 아직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다 보니 사고가 재발하는 것”이라며 “금호뿐만 아니라 양산시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산시는 지반침하 공사를 서두르며 “공사 기간 시민과 주변 상인의 불편을 예상함에 따라 이를 시일 내에 복구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미 원도심 상인들은 행정에 대한 신뢰마저 잃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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