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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디지털 격차의 민낯..
사회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디지털 격차의 민낯

이미연 기자 shinye0213@ysnews.co.kr 입력 2020/03/10 09:47 수정 2020.03.10 09:47
확진자 동선, 마스크 판매 정보 등
홈페이지ㆍSNS에서 확인하라지만
노년층, 외국인 등 정보 접근 어려워

#사례1 박아무개(71, 북부동) 씨는 지난주 오랜만에 노인복지관에 갔다가 곧바로 되돌아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설이 지난달 24일부터 휴관 상태였기 때문이다. 복지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휴관을 알렸다.

#사례2 김아무개(75, 동면) 씨는 지난달 27일 안전 안내 문자를 받았다. 양산시 코로나19 2번 확진자 추가 동선에 대해 ‘변경 사항은 시 홈페이지와 SNS에서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사례3 최아무개(68, 물금읍) 씨는 지난주 마스크를 사러 동네 약국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마스크 입고 정보를 알 수 없어 무작정 곳을 들렀는데, 가는 곳마다 품절이었다.

어르신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방문한 모습이다.
ⓒ 양산시민신문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디지털 격차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디지털 격차란 IT 활용 능력 차이로 벌어진 정보 격차를 의미한다. 정보 격차는 시간과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처럼 특수한 상황에서는 안전까지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공 차원에서 디지털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양산시는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도 빈축을 샀다. 2번 확진자 동선에 대해 ‘변경 사항은 시 홈페이지 및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공지했기 때문이다. 양산시 홈페이지 주소는커녕 어느 SNS에 접속해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양산시는 “변경 동선을 대체 어디서 확인하라는 거냐”, “다른 시는 문자로 공개하는데 왜 우리는 따로 찾아봐야 하냐” 등 수많은 항의를 받고서야 오후 4시께 추가 동선을 문자메시지로 제공했다. 처음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최소한 홈페이지 주소와 현재 사용하는 SNS 플랫폼을 알려주는 성의라도 보여 달라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민도 많았다.

공공시설물 휴관 안내와 마스크 입고 정보도 마찬가지다. 양산시는 공공시설물 휴관 일정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공휴일 휴관이 아니라 전염병으로 인한 긴급 휴관인 만큼 해당 시설 휴관 날짜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줬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나온다.

마스크 입고 또한 ‘선 발표 후 입고’ 논란이 있었다. 민관의 손발이 맞지 않아, 언론과 행정기관에서 안내한 마스크 입고 시기와 실제 마스크가 민간에 풀린 시기가 일치하지 않았다. SNS에 익숙한 사람들은 입고 현황을 공유했지만, 그렇지 않은 노년층이나 외국인근로자 등은 정확한 시간도 배부 수량도 모른 채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야 했다.

동면에 사는 김아무개(75) 씨는 “정부가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짧은 내용은 문자로 바로 전달하고, 긴 내용도 손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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