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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이름도 위치도 임무도 ‘중앙’ 여기는 중앙119안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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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위치도 임무도 ‘중앙’ 여기는 중앙119안전센터다

이미연 기자 shinye0213@ysnews.co.kr 입력 2020/03/17 09:53 수정 2020.03.24 09:53
∎ 시민 안전 파수꾼, 중앙119안전센터
인근 센터 몫까지 출동에 동분서주
코로나19 사태로 책임감 더욱 막중
“중앙이라는 이름값, 해내겠습니다”

소방관을 ‘하늘이 내려준 직업’이라고 했던가. 보통 사람이면 생명을 위협하는 화재ㆍ재난ㆍ재해를 피하려 하지만, 소방관은 생명을 위협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다른 이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현장의 최전방을 담당하며 가장 먼저 출동해 시민의 안전을 챙기는, 1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119안전센터에서 24시간 안전과 싸우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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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중앙119안전센터(센터장 박영태)는 ‘중앙’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양산 중심부에 있어, 지역 어느 곳으로나 출동할 수 있다. 때문에 인근 센터의 출동 공백을 최우선으로 메우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구로 구급 지원을 간 물금ㆍ중부센터 몫까지 출동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중앙119안전센터는 이름뿐 아니라 위치도 임무도 그야말로 ‘중앙’인 셈이다.

박영태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원도심뿐 아니라 증산 방면 신도시와 웅상지역인 동부양산까지 아우르는 양산 안전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며 “더욱이 북정ㆍ산막ㆍ소토ㆍ어곡ㆍ유산공단 등 노후 공단 5곳을 담당하고 있어, 위험도 높은 대형화재 출동도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소방관 어깨가 더욱더 무겁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임무도 막중하지만, 국가 위기 상황에서 추가된 출동 매뉴얼로 소방활동에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성규 소방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출동 때 방호복을 입은 ‘완전무장’이 필수다. 또 출동 후에도 혹시 모를 의심 환자를 가려내기 위한 문진 체크도 하고 있어 출동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때문에 늑장 출동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이송하게 되면 구급차 운행이 일시 중단돼 그만큼 출동 공백이 커진다. 코로나19 증상은 ‘119’가 아니라 ‘1339’나 ‘양산시보건소’에 신고하고, 구급차가 아닌 자차를 이용해 이동해야 하는 이유다.

김종욱 팀장은 “신고자로부터 ‘감염이 두려워 출동을 기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으면 억울할 때도 많다”며 “하지만 국가 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국가와 소방공무원뿐 아니라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기에,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시민의 이해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뿐 아니라 허위신고나 비응급환자의 상습신고로 인한 소방활동 방해 문제도 심각하다.

오세정 소방관은 “가슴이 답답하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더니 깁스한 손이 답답해 숨쉬기 힘들다고 하소연해 당황한 적이 있었다”며 “뿐만 아니라 창문을 달아 달라, 자기 논에 잡초를 제거해 달라 등 출동을 허탈하게 신고는 소방관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정말 위급한 신고자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 양산시민신문

모든 사고가 그렇듯 화재 또한 예방이 중요하다. 화재가 불로 인한 전소 피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교적 가벼운 화재는 진압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로 인한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일단 불이 나면 그 피해는 오로지 본인 몫이 되는 것이다.

우 소방관은 “얼마 전 출동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다 타버린 어린 자녀의 교과서와 참고서가 자꾸 눈에 밟혀 힘들었다”며 “‘수저 하나 건지지 못했다’는 피해자 읍소를 들으며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또 하나, 소방관은 피해자의 마음을 돌보는 역할도 한다. 사고ㆍ화재 피해자와 그 가족들과 대화를 통해 아픔을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화를 통해 신변비관으로 자살을 하려는 시민을 구하기도 했다.

한동근 대원은 “새벽 1시께 30대 여성이 센터를 방문했고, 신변을 비관해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며 “2시간 동안 대화 끝에 마음을 돌렸고, ‘소방관님이 저를 살리셨다’며 두 손을 꼭 잡고 가셨던 기억이 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센터장은 “양산은 여전히 성장하는 도시로 소방 수요가 늘고 있어 소방서와 소방관 확충이 필요하다”며 “최근 상북119안전센터 개소로 한숨을 돌렸고, 또 증산ㆍ동면119안전센터와 동부소방서 설립도 예정돼 있어 양산지역 소방 서비스가 좀 더 개선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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