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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물금신도시가 민주당 텃밭이라고? “공식은 깨졌다”..
정치

물금신도시가 민주당 텃밭이라고? “공식은 깨졌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20/04/21 09:07 수정 2020.04.21 09:07
∎ 양산 갑 선거구 투표 결과 분석
진보진영 지지세 강했던 물금읍 포함
모든 지역에서 미래통합당 크게 앞서
민주당, 사전선거에서만 유일한 우세
젊은 유권자 많은 아파트지역도 패배

4.15총선은 예측을 벗어난 결과가 많았다. 과거 선거 결과로 분석했던 진영별 유ㆍ불리 구도가 상당 부분 달라졌다. 

양산 갑 선거구는 젊은 도시로 대표되던 물금신도가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지난 10여년간 선거에서 진보진영이 그나마 근소하게 지거나 때론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물금신도시에서의 우세 덕분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보였다. 

윤영석 당선자(55, 미래통합)는 58곳 투표구 가운데 52곳을 이겼다. 관외 사전투표, 국외 부재자투표, 물금읍 관내 사전투표, 물금읍 제13ㆍ20투표구만 졌다. 이재영 후보(55, 민주)에게 1위 자리를 내어준 6곳에서도 표 차이는 크지 않았다. 결국, 윤 당선자는 물금읍에서만 4천325표 차로 이 후보에 앞섰다. 

4년 전 20대 총선과는 상당히 달라진 대목이다. 당시 물금읍 15개 투표구 가운데 10곳을 더불어민주당 송인배 후보가 이겼다. 물금읍 전체에서 송 후보가 2천351표를 더 받았다. 송 후보는 물금읍에서 47%를 득표했고, 윤영석 후보는 39%에 그쳤다. 국민의당 홍순경 후보가 받은 3천771표를 고려해도 물금읍은 진보진영 우세가 분명했다.

민주당, 믿었던 물금에서 발등 찍혀

2년 전 지방선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일권 현 시장과 나동연 전 시장이 맞붙어 김 시장은 물금읍에서만 2만7천389표를 얻어 1만8천225표를 얻은 나 전 시장을 9천164표 차이로 이겼다. 김 시장이 물금읍에서 59%를 얻은 반면, 나 전 시장은 20대 총선에서 윤 후보가 받은 것과 같은 39%에 그쳤다. 

투표구로는 관내 사전투표 포함 23곳 가운데 18곳을 김 시장이 이겼다. 득표율로 보나 투표구로 보나 김 시장의 압승이었다. 당시 전국적인 민주당 열풍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분명한 ‘대승’이다. 

그런 상황이 2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6대4로 민주당이 확실히 우세를 보였던 물금읍에서 윤 당선자가 4천325표나 앞섰다. 39%를 벗어나지 못하던 득표율은 53%가 넘었다. 반면, 지방선거에서 60% 가까운 표를 받았던 민주당은 45% 득표로 만족해야 했다. 

아파트지역도 마찬가지다. 물금5투(이편한, 대방), 9투(동원비스타), 10투(현진, 신창), 11투(동일숲속), 12투(반도, 우암), 14투(반도3ㆍ4), 15투(EG더원), 16투(대방2ㆍ3차, 양우1ㆍ3차, 힐데스하임), 21투(대방5ㆍ6차) 등 대부분 윤 당선자가 쉽게 이겼다. 이 후보는 물금13투(일신, 효성)와 20투(우미린, 보라)에서만 각각 44표, 15표 차이로 겨우 이겼다. 

윤 당선자 입장에서 물금읍에서 4천여표를 앞섰다는 건 1만표 이상 효과가 있다. 특히, 물금읍 안에서도 젊은 유권자가 많은 아파트지역에서 이 후보와 상당한 차이로 간격을 벌렸다는 점은 향후 다른 선거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지역은 기존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PK(부산ㆍ경남)지역 보수표 결집이 강했던 점이 양산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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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ㆍ농촌지역 여전히 ‘보수’ 강세

20대 총선에서 윤 당선자가 힘겹게 이겼던 삼성동과 강서동은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20대 총선 당시 윤 당선자는 삼성동에서 5천569표를 받아 4천105표를 받은 송 후보를 464표 차이로 간신히 앞섰다.

강서동에서도 1천863표를 받아 30표 이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에 역전당했다. 김일권 시장이 강서동에서 2천440표를 받아 1천561표에 그친 나 전 시장을 879표 차로 따돌렸다. 물론 강서동은 김 시장 고향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삼성동 또한 5천256표를 받은 김 시장이 513표 차이로 나 시장을 누른 곳이다. 민주당 약세 지역으로 단정할 수 없던 곳이다. 그런 곳에서 윤 당선자는 이 후보를 크게 이겼다. 강서동에서만 730표를 앞섰고, 삼성동에서는 무려 2천547표를 이겼다. 

윤 당선자는 자신의 고향인 원동 제2투표구에서 524대 104로 이 후보를 크게 이겼다. 반면, 이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원동 제1투표구마저 121표를 얻는 데 그쳤다. 윤 당선자는 377표를 얻었다. 윤 당선자는 사전투표와 제3투표구(배내골)에서도 두 배 이상 차이로 이겼다. 

상북면과 하북면, 중앙동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윤 당선자는 이들 지역 24개 투표구를 모두 이겼다. 대부분 두 배 이상, 많은 곳은 세배까지 차이를 벌렸다. 윤 당선자가 개표 초반부터 큰 격차로 이 후보자를 따돌릴 수 있었던 이유다. 

이처럼 원도심과 농촌지역에서는 이 후보가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다. 사전투표는 앞섰던 물금읍과 달리 이들 지역에서는 사전투표에서도 모두 졌다. 표 차이도 평균 두 배 이상이다. 이 후보 입장에서 자신의 텃밭(신도시)은 완전히 무너진 데 비해, 보수 텃밭은 여전히 견고함을 재확인한 셈이다.

사전투표ㆍ본투표, 지지 성향 완전 달라

한편, 이번 선거에서 눈여겨봐야 할 또 하나의 대목은 바로 사전투표다. 과거에는 신도시와 원도심 투표율로 진보와 보수진영 이해득실을 따졌다. 전체 투표율 또한 낮으면 보수가, 높으면 진보가 다소 유리하다고 분석해 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사전투표와 본투표가 진보와 보수를 대변하는 모습이다. 본투표에서 완전 열세였던 한 이재영 후보가 사전투표에서는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관외 사전투표에서 347표, 물금읍 관내 사전투표에서 860표 이겼다. 강서동에서도 54표 앞섰다. 나머지 지역 또한 패하긴 했지만 본투표보다는 적은 격차율로 졌다. 

이는 양산 갑ㆍ을 선거구 모두에서 확인할 수 있고,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이다.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지역 대부분이 사전투표함을 개봉하면서 무게 추가 진보진영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다음 선거에서는 사전투표율을 놓고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각자 우열을 짐작해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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