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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가산산단에 국내 최초 ‘지하 폐기물 소각 시설’ 추진..
정치

가산산단에 국내 최초 ‘지하 폐기물 소각 시설’ 추진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20/04/22 10:24 수정 2020.04.28 10:24
국토부, 고등기술연구원과 손잡고
‘도시기반 복합플랜트 사업’ 진행
지하에 소규모 폐기물 처리 시설

양산시, 업무추진 양해각서 체결
도시건설위, MOU 동의 놓고 격론
단서조항 달아 동의안 수정 ‘의결’

가산일반산업단지 내 지하 공간을 활용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폐기물을 처리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고등기술연구원(원장 김진균)이 국토교통부와 함께 연구ㆍ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지하 공간 활용 도시기반 복합플랜트 실증 연구’ 사업에 대해 양산시와 업무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산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위원장 임정섭)는 지난 22일 열린 제167회 임시회에서 양해각서에 수정 동의했다.

해당 사업은 다양한 도시 폐자원(생활 폐기물ㆍ하수 찌꺼기ㆍ음식물류 폐기물 등)을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지 않고 하나의 시설에서 처리하고, 동시에 에너지 자원화하는 내용이다. 고등기술연구원은 가산일반산업단지 내 지하에 1천600㎡ 규모(가로 40m, 세로 40m, 깊이 10m)로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고등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이 사업은 지하에 조성하는 만큼 기존 폐기물 처리보다 악취를 8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에너지 생산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얻은 에너지 수익 일부는 지역민에게 환원하는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다만, 이번 사업은 연구ㆍ개발의 일종으로 소규모로 추진한다. 하루 30t 정도 폐기물을 처리할 계획으로, 국내 최초로 폐기물 3종(생활ㆍ하수ㆍ음식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시설 지상부에는 공원 등 주민편익시설이 들어선다. 사업은 전액 국비(278억원)로 추진한다.

↑↑ 양산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위원장 임정섭)가 ‘2020년 국토교통부 연구개발사업 MOU 동의안’을 심사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하지만 해당 시설이 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인 만큼 주민 반대가 우려된다. 이 때문에 지난 22일 ‘2020년 국토교통부 연구개발사업 MOU 동의안’ 심사를 진행한 도시건설위원회에서는 격론이 오갔다.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 만약 사업이 잘못돼 중간에 중단될 경우 시설 철거 등도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책임진다. 이를 위해 고등기술연구원으로부터 ‘원상복구 이행 보증보험증권도’ 제출받도록 했다.

문제는 주민 반대다. 지하화로 악취 발생을 최소화한다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시설인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선호 시의원(민주, 동면ㆍ양주)은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난 사업이라도 인근 주민은 혐오시설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사업이라면 계획 단계부터 주민들에게 알리고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면에는 수질정화공원과 자원회수시설 등으로 이미 악취 등 민원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곳”이라며 “20년이 넘게 민원이 반복되는 만큼 이 사업도 결과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는 “국토교통부에서 공모 자체를 급하게 해서 시기적으로 너무 촉박했다”며 미리 주민에게 알리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하남시는 유사한 시설을 2015년부터 운영 중인데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사실 이런 시설을 좋아하는 주민은 없는 점을 고려해서 공공용지 내 지하화해서 냄새를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도시건설위원회는 비공개회의를 거쳐 동의안에 일부 사항을 더해 수정 의결했다. 도시건설위원회는 연구ㆍ개발사업(5년)이 끝난 뒤 시설 운영에 대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른 행정재산 사용수익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한, 양산시가 다른 연구기관에 의뢰해 이번 사업에 대한 경제성과 기술성을 검토,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시설을 철거하고 원상복구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원상복구 이행을 위한 보증보험증권(5년 이후 운영 기간 포함)을 제출하도록 했다. 도시건설위원회는 양산시 동의를 얻어 수정 동의안을 의결했고, 24일 예정인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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