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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1천500만원이던 공사비, ‘의심’하자 870만원으로 줄..
사회

1천500만원이던 공사비, ‘의심’하자 870만원으로 줄어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20/04/28 09:20 수정 2020.04.28 09:20
양주동 A 아파트 송주법 지원금
결산 보고서와 실제 집행액 달라
한전에 확인하자 ‘보고서’ 바뀌어
주민, 송주 위원 ‘횡령 의혹’ 제기

최근 양산지역 한 아파트에서 송ㆍ변전설비 주변지역 지원금(이하 지원금)을 주민 대표가 횡령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전력은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송ㆍ변전설비 주변 지역 공동주택 등에 해마다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양주동 A아파트 역시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1억원 가까운 지원금을 받아 왔다. A아파트는 지난해에도 8천800여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아파트 외벽 도색공사와 주민 단합 관광, 배드민턴장 바닥공사 등에 사용했다.

문제는 해당 지원금이 애초 계획과 달리 사용됐다는 의혹이다. A아파트는 지난 2018년부터 지원금이 엉뚱하게 쓰인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특히, 송주법 주민 대표(송주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이 다른 주민 대표들의 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 의심은 커졌다.

해당 송주 위원은 주민 대표들이 마을(아파트) 축제 때 물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거래 금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차액을 개인적으로 편취했다고 말했다.

1년 넘게 의심이 이어지자 B 씨 등 주민 3명은 지난해 12월 한전을 찾았다. 송주법 주민 대표가 한전에 보고한 지원금 집행 내역(보고서)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2019년도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사업 계획서 금액과 집행 금액이 정확히 일치했다. B 씨 일행은 소득 없이 돌아왔다.

ⓒ 양산시민신문

하지만 이후에도 지원금 관련 횡령 의혹은 계속됐다. 지원금 관련 최초로 의혹을 떠벌렸던 송주 위원이 오히려 송주 위원 대표가 되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이에 따라 B 씨는 다른 주민 1명과 함께 다시 한전을 찾았다. 최초 한전을 찾은 지 보름 정도 지나서다. 다시 확인한 보고서는 보름 전과 내용이 달랐다. 지난번에 봤던 보고서는 계획 금액과 집행 금액이 정확히 일치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확인한 보고서에는 집행 금액이 줄었다.

먼저 확인했던 보고서에는 외벽 도색공사 비용으로 1천500만원을 썼다고 했다. 다시 확인한 보고서에는 870만원으로 돼 있었다. 배드민턴장 바닥 공사비도 300만원가량 줄었다. 그렇게 각종 사업에서 약 1천만원 가까운 금액이 줄어들었다. 앞서 송주 위원들은 외벽 도색공사 비용으로 1천500만원을 썼다고 사전에 주민들에게 공지한 바 있다.

B 씨는 한전측에 보고서가 달라진 이유를 물었지만, 한전에서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B 씨는 “우리가 횡령 의혹을 파고드니까 송주 위원들이 부랴부랴 자신들이 횡령한 금액을 원상복구 하는 등 짜 맞추기를 위해 보고서를 조작해 다시 제출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B 씨 등 주민들은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하고 지난 16일과 18일에는 아파트 단지 내부에서 시위를 벌였다. 동시에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문제를 알리고 경남도와 양산시 등에 감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한편, 송주 대표 등은 B 씨 등 주민들 주장에 대해 “모두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들은 “지원금은 개인이 착복할 수 없는 구조”라며 “모든 사업은 규정에 따라 전자 입찰로 진행했고,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예산과 결산 절차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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