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걸렸다. 2008년 문단에 데뷔한 유 시인은 2011년 첫 번째 시집 ‘혼자 밥상을 받는 것은 슬픈 일’을 선보였고, 2년 뒤인 2013년 두 번째 시집 ‘바람의 푸념’을 펴냈다. 세 번째 시집은 그로부터 7년여의 세월을 더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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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호 시인 | ||
ⓒ 양산시민신문 |
시집 ‘불면과 숙면 사이’는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추락’과 2부 ‘숙제’, 3부 ‘기억’으로 나뉜 시집은 유 시인이 묵은 세월을 털어낸 작품 106편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유리창에 한 남자가 서 있다/ 지금 주저앉으면 지구가 멈출 줄 알고/ 죽자 사자 달려온 지난날들이/ 중년의 창에서 흔들린다/ 혼자라는 익숙함도/ 때론 무거울 때가 있다/ 나 살아온 길 같은 시장골목에서/ 시간이 절여놓은 냄새를 물씬 안긴다’(詩 숙면과 불면 사이 中)
시집 해설을 쓴 김순아 문학박사는 “문단에 데뷔한 이후 두 권의 시집을 상재한 시인은 두 시집을 통해 지속적으로 현실과의 불화를 표출해왔다”며 “그의 시 세계 전반에 보이는 불안, 상실, 슬픔의 정조는 폭압적 현실의 관습에서 벗어나 자기 본래적 가치를 회복하려는 시인의 열망에 닿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집은 이러한 시인의 열망이 도달한 새로운 지점을 보여주며, 이 시집에서 시인은 쓰디쓴 현실의 고통을 응시하는 한편, 상처 입은 타자와 소통하려는 욕망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편, 유 시인은 시인이자 수필가,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08년 만다라문학상을 받았으며, 2010년 가오(佳梧)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문인협회 양산시지부 회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