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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시작부터 ‘삐끗’… 후반기 양산시의회 잘 굴러갈까?..
정치

시작부터 ‘삐끗’… 후반기 양산시의회 잘 굴러갈까?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20/06/29 11:51 수정 2020.06.29 11:51
의장ㆍ부의장 선거 갈등으로
7월 1일 예정한 임시회 연기

상임위원장 3인 선출 앞두고
두 정당 모두 내부 갈등 표출
후반기 의회 시작부터 ‘불발’

첫 단추 끼우기부터 불발이다. 양산시의회(의장 서진부)가 지난 25일 열린 의장단 선거 이후 내부 갈등으로 7월 1일 예정했던 임시회가 미뤄지게 됐다. 사실상 후반기 첫 일정이었던 임시회가 미뤄짐에 따라 상임위원장 선거 등 남은 일정에서도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이 예상된다.

양산시의회는 “1일 예정했던 임시회는 개최를 요청했던 의원 일부가 요청을 철회하면서 열리지 않게 됐다”며 “차후 새로 요청이 들어와야 일정을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시회가 열리지 않음에 따라 의장, 부의장과 함께 의회를 이끌어 갈 상임위원장 선거도 미뤄지게 됐다. 상임위원장(3인) 선출이 늦어짐에 따라 사실상 1일부터 시작하는 후반기 양산시의회는 ‘반쪽’으로 첫발을 떼게 됐다.

↑↑ 양산시의회는 지난 25일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 선거를 진행했다.
ⓒ 양산시민신문

한편, 양산시의회는 지난 25일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내부 갈등을 표면 위로 드러냈다. ‘의장’ 자리를 놓고 양당 모두 내부 합의를 깨는, 이른바 ‘이탈표’가 발생한 것이다.

민주당은 내부 논의 끝에 지난 20일 임정섭 도시건설위원장(물금ㆍ원동)을 의장 후보로 추대했다. 미래통합당 보다 딱 1석 많은 탓에 내부에서 이탈표가 생기면 자칫 의장 자리를 미래통합당에 내어 줄 수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의장 선거에 앞서 후보를 단일화해 이탈표 발생을 방지하기로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은 임정섭 위원장을 의장 후보로 하고, 미래통합당은 이상정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결정했다. 두 정당은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고 실제 선거에서 두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했다. 상임위원장 또한 2석은 민주당이 갖고, 1석은 미래통합당이 갖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의장 선거를 진행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 박일배 의회운영위원장(평산ㆍ덕계)이 선거 당일(25일) 의사진행발언을 요청, 내부 합의를 깨고 다선ㆍ연장자 우선 채택 방식으로 의장을 뽑자고 주장한 것이다. 현재 양산시의회 최다선ㆍ최연장자는 박일배 위원장 자신이다.

박 위원장 제안과 관계없이 투표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투표는 후보를 내세우지 않고 18명 의원 전원이 후보가 돼 무기명으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투표 결과 임정섭 위원장이 9표를 얻어 당선했다. 김효진 부의장(미래통합, 물금ㆍ원동)은 1표를 받았고, 박일배 위원장이 7표를 받았다.

↑↑ 양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에는 임정섭 의원(왼쪽)이, 부의장에는 이상정 의원(오른쪽)이 선출됐다.
ⓒ 양산시민신문

득표수로만 보면 민주당 9명 전원이 임 위원장을 지지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상 박일배 위원장이 선거 직전 다선ㆍ연장자 채택 방식을 주장한 만큼 자신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결국, 임 위원장이 얻은 9표 가운데 1표는 미래통합당 의원이 찍었을 가능성이 크다.

의장 선거에서 예상치 못한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부의장 선거는 더 혼란스럽게 됐다. 2차 투표 끝에 예정대로 이상정 의원이 부의장에 당선하긴 했지만, 같은 당(미래통합) 이용식 후보와 대결해야 했다. 양당 모두 같은 당 후보와 경쟁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2차 부의장 투표 직후에는 부정 투표 의혹도 제기됐다. 감표위원이었던 민주당 박미해 의원(비례)이 “의원들이 자신이 투표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감표 위원에게 보여줬고, 이는 비밀투표라는 선거 기본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투표함에 넣기 전 자신이 투표한 인물이 누구인지 미래통합당 감표위원이(정숙남 의원) 알 수 있도록 투표용지를 펼쳐 보였다는 것이다. 2차 투표에서 내부 이탈표 발생을 막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 의원 문제 제기에 서진부 의장은 양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관련 사항을 문의했다. 이에 양산시선관위는 투표용지를 공개적으로 펼쳐 보이는 등 의도적으로 공개하는 경우 문제가 되지만 이번 사안은 의도성이 명확하지 않아 중대한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회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진부 의장은 투표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 개표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선거 결과는 애초 합의대로지만 임정섭 위원장과 이상정 의원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으로 당선했다. 하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양 당은 모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정당 간 합의가 깨진 만큼 남은 상임위원장 3석에 대한 약속도 의미가 없어진 상태다.

결국 두 정당은 7월 1일 예정했던 임시회(상임위원장 선출)를 미루고 각자 대응책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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